윤정환의 신뢰, 이정협을 악몽에서 깨우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4.10 06: 02

울산 현대 윤정환 감독은 "언젠가는 골이 나오겠죠. 넣고 싶다고 넣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이정협의 개막 후 무득점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언젠가는 기대에 걸맞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이정협의 무득점 때문에 울산이 곤란할 수 있다고 할 때 윤정환 감독은 무득점 때문에 움츠러드는 이정협을 걱정했다. 윤정환 감독의 그런 마음은 이정협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정협을 향한 윤정환 감독의 걱정과 신뢰에 이정협은 득점포로 보답했다. 그는 9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 FC와 원정경기에서 후반 5분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정협은 아크 정면에서 이찬동을 제친 후 오른발로 감아차 반대쪽 골망을 흔들었다. 1-0 불안한 리드에서 나온 이정협의 득점포에 울산은 완벽하게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 2-0 승전보를 전했다.
지난해 아시안컵 출전 이후 주가를 올리던 이정협은 8월 안면복합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다. 이후 부상에서 회복해 경기에 나섰지만 골은 없었다. 지난해 6월 서울 이랜드 FC전에서의 득점이 마지막이었으니, 약 10개월 가량 골을 넣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달 21일 만난 이정협은 "지난해 부상 이후 아직 몸상태가 안 올라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국가대표팀에서 골맛을 보고 복귀한 이정협은 울산에서도 골을 넣었다.

부상이라는 악몽에서 깨어날 수 있던 건 이정협의 노력 때문이다. 그러나 스스로 악몽에서 깬 건 아니다. 주위의 도움이 있었다. 악몽을 깨기 위해 골감각을 찾을 수 있도록 윤정환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가 훈련을 도운 것. 윤 감독은 "정협이가 따로 훈련을 했다. (상황에 따른) 이미지를 많이 심어주었다. 본인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슈팅을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아낌 없는 지원 속에 열심히 소화한 훈련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정협은 평소 생각해 왔던 것과 상황이 겹치자 빠르게 판단을 내려 골을 성공시켰다. 울산에는 상위권 도약, 이정협 본인에게는 부진 탈출의 신호를 알린 골이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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