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의 멋진 제안 제가 수락하겠습니다".
FC 안양과 안산 무궁화의 자존심을 건 경기가 성사됐다. FC 안양의 구단주 이필운 안양시장은 최근 안산의 구단주 제종길 안산시장이 제안한 '메이어 더비'에 대해 수락 의사를 밝혔다.
지난 3일 제종길 시장은 안산과 안양의 '메이어 더비'를 이필운 시장에게 요청했다. 양 팀의 경기에서 진 팀의 구단주가 상대 팀의 유니폼을 입고 하루 동안 집무를 보자는 조건이 걸려 있었다. 등번호 대신 경기 결과를 새기는 조건까지 있어 승부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제종길 시장의 이런 제안은 지난 3월 K리그 클래식의 수원 FC와 성남 FC의 경기에서 비롯됐다.
당시 수원의 구단주 염태영 수원시장과 성남의 구단주 이재명 성남 시장은 양 팀의 깃발을 걸고 경기를 치렀다. 당시 경기가 열린 수원종합운동장에는 1만 2825명의 만원 관중이 찾아 새로운 라이벌전의 기점이 됐다.
자신이 직접 노력하면 K리그 챌린지의 관심도를 끌어 올릴 수 있다고 판단한 제종길 시장은 동갑내기이자 절친한 관계인 이필운 시장에게 '메이어 더비'를 요청했다. 안산과 안양은 차와 지하철로 이동할 경우 30여분밖에 안 걸려 시민들의 경기 관전이 편하다는 이점도 있었다.
이필운 시장은 고심했다. 아직 안산이 진정한 시민구단이 아니라는 점, 경찰 소속의 선수들로 이루어졌다는 특수성 때문이었다. 그러나 안산이 시민구단 창단을 위한 작업을 밟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K리그 챌린지의 발전을 위해 수락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을 내렸다.
이필운 시장은 "동갑내기의 멋진 제안 감사하다. 제종길 시장께서 우리 안양 유니폼을 입고 싶으신 것 같다. 5월 14일 (원정 경기 때) 안산으로 (유니폼을) 가져가겠다. 둘이 함께 K리그 챌린지의 활성화를 위해 손잡고 열심히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필운 시장은 안양과 안산의 더비의 명칭으로 '4호선 더비'를 제안했다. 지하철 4호선은 안양과 안산의 연결고리로서, 양 팀의 경기장을 30~40분 사이에 오갈 수 있게 한다. 안양과 안산의 지속적인 경쟁 구도가 지하철 4호선이 있는 동안 계속 될 것이라는 의미다.
또한 5월 안산에서 열리는 경기의 내깃거리는 제종길 시장이 제안했지만, 7월 안양에서 열리는 경기의 내깃거리는 이필운 시장이 새롭게 제안을 할 예정이다. /sportsher@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