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 ‘첫 승’에도 자책만 늘어놓은 이유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4.10 07: 13

2007년 이후 현역 투수 중 누적 이닝 1위
"예전처럼 6이닝 이상 던져야 한다"는 그의 자존심
어느 투수에게나 승리 투수에 대한 기분은 남다를 것이다. 기쁨을 표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롯데 자이언츠 송승준(36)은 자신의 시즌 첫 승을 거둔 이후 기쁨보다는 반성과 자책만 늘어놓았다.

송승준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110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2볼넷 8탈삼진 2실점(1자책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7-4 승리를 이끌었다.
송승준은 이날 썩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 매 이닝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위기 관리 능력으로 8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는 위력을 발휘했지만 투구 수는 점점 많아졌다. 5회에 이미 100개를 훌쩍 넘어서 마운드를 일찍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만난 송승준은 아쉬움에 머리를 긁적였다. 첫 승에도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그는 “5이닝 밖에 던지지 못해 아쉽다”면서 “자신 있게 빠른공 위주로 범타를 유도했고 피해가지 않았다. (강)민호와 야수들의 호수비가 도와줬다”고 말하며 쑥스럽게 첫 승의 소감을 말했다.
이내 송승준은 이날 경기를 자평하며 “오늘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닝 소화에 대한 자부심이 뭍어나는 그의 말이었다. “오늘은 이겨도 찝찝한 경기였다. 예전처럼 6~7이닝을 던져야 하는데 투구 수 조절이 잘 되지 않아 짜증났다”고 말했다.
송승준은 이닝에 대한 자부심도 강하다. 이는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로 증명하고 있다.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후 2007년부터 올해까지 누적 소화 이닝은 전체 1위(1365⅔이닝)에 올라 있는 그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는 매년 150이닝 이상을 소화할 만큼 리그를 대표하는 이닝이터라고 볼 수 있다. 건강함과 꾸준함이 송승준의 무기였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이닝이터’의 자존심은 많이 구겨졌다. 2014년 122이닝, 2015년 125이닝을 던지면서 강점을 발휘하지 못했다. 부상과 부진이 발목을 잡았지만 이닝 소화에 대한 자부심이 달라지지 않았다.
"다음 등판에서는 좀 더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송승준의 반성은 다음 등판에서 의지로  치환될 굳은 결의였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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