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프랜드 영입’ LG, 티포드·루카스 반면교사 될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4.10 06: 39

LG, 2012시즌 리즈·주키치 이후 3년간 외인 원투펀치 구상 실패
2014시즌 티포드·2015시즌 루카스 실패 거울삼아 코프랜드 영입
이번엔 진짜 해답이 될 것인가. 

LG 트윈스가 마침내 새 외국인 선발투수를 영입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약 6개월이 지나서야 우완 장신투수 스캇 코프랜드(29)와 계약을 체결, 드디어 2016시즌 스쿼드를 확정지었다. 코프랜드는 다음 주 한국에 입국, 빠르면 4월 중순 경기에 투입될 예정이다. 양상문 감독은 “와서 공을 던져봐야겠지만, 얼마 전에도 실전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4월 중순 쯤에는 등판이 가능할 것 같다”며 코프랜드가 구멍난 선발진을 메워주기를 기대했다.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기대도 클 수밖에 없다. LG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정규시즌이 시작됐음에도 외국인선수가 확정되지 않은 구단이었다. LG와 한화를 제외한 모든 팀이 이미 지난해 외국인선수 구상을 끝냈고, 한화도 시범경기 기간에 외국인 원투펀치를 완성했다. LG 홀로 메이저리그 시범경기가 끝날 때까지 인내, 시범경기서 6이닝 평균자책점 0으로 호투했음에도 빅리그 25인 개막 로스터에서 탈락한 코프랜드를 영입했다. 
이제 주목할 부분은 코프랜드의 KBO리그 성공 가능성이다. LG는 2011시즌과 2012시즌 리즈·주키치 이후 외국인 원투펀치 구성에 실패해왔다. 2013시즌에도 리즈·주키치 체제를 유지했다가 주키치가 깊은 부진에 빠졌다. 2014시즌 리오단·티포드 체제에선 티포드가, 2015시즌 소사·루카스 체제에선 루카스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2011시즌 이전처럼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모두 못하는 경우는 없었으나, 최근 3년 동안에는 둘 다 잘하는 경우도 없었다.
LG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티포드와 루카스의 실패를 거울삼아 코프랜드 영입을 결정했다. 티포드처럼 메이저리그 개막전 로스터에서 탈락한 선수를 노리면서도, 티포드보다 최근 활약상이 좋은 투수를 뽑았다. 루카스처럼 땅볼 유도에 유리한 구위를 지녔지만, 루카스보다 제구가 나은 투수를 선택했다.
티포드는 2014시즌 KBO리그에 진출하기에 앞서 이미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거의 사라진 상황이었다. 2011시즌 빅리그서 26경기, 2012시즌 빅리그서 18경기에 출장했으나 2013시즌에는 단 한 경기만 뛰었다. 이미 소속팀 캔자스시티는 티포드가 선발투수로 경쟁력이 약하다고 판단했다. 불펜진 또한 캔자스시티는 메이저리그 최강으로 구성된 상태였다. 티포드는 2013시즌 트리블A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1경기 95⅓이닝 4승 6패 평균자책점 3.49 WHIP 1.374을 기록했다. 나쁘지는 않지만, 빅리그 콜업을 장담할 수도 없는 성적이었다. 
반면 코프랜드는 지난해 트리플A에서 21경기 125이닝 11승 6패 평균자책점 2.95 WHIP 1.248을 기록했고,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도 밟았다. 빅리그에선 두 차례 불펜 등판 후 6월 11일 꿈꿔왔던 첫 선발등판에 임했고, 7이닝 무실점으로 선발승에 성공했다. 그러나 다음 선발 등판에서 4이닝 3실점, 그 다음 선발 등판에서 1⅓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비록 빅리그 선발진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최근 모습만 놓고 보면 코프랜드가 티포드보다 위에 있다. 토론토 역시 올 시즌 코프랜드는 6, 7번째 선발투수로 낙점, 선발진에 구멍이 생기면 코프랜드를 콜업할 계획이었다. LG 구단 관계자는 “토론토 구단과 협상이 쉽지 않았다. 토론토에서 코프랜드를 포기하기 힘들어했기 때문에 영입에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코프랜드는 바로 지난해 LG에서 뛰었던 루카스와 비슷한 유형이다. 두 투수 모두 패스트볼의 무브먼트를 통해 내야 땅볼을 유도하고, 커브와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메이저리그에 비해 KBO리그는 투심이나 커터 같은 변형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가 적다. 자연스레 타자들도 변형 패스트볼에 대한 적응도가 낮은 편이다. 변형 패스트볼로 땅볼을 유도해 쉽게 아웃카운트를 올리는 투수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투심 패스트볼의 구위만 놓고 보면 루카스가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루카스는 꾸준히 제구력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빅리그 1선발 에이스로 활약했던 2012시즌에도 9이닝 기준 볼넷 3.6개를 범했고, 한국에 오기 전인 2014시즌 트리플A서도 9이닝 기준 볼넷 6.5개를 기록했다. 결국 루카스는 2015시즌 KBO리그 최다 볼넷 108개와 함께 자멸했다. 코프랜드는 지난해 트리플A에서 9이닝 기준 볼넷 2.7로 안정된 제구력을 자랑했다.
인성도 문제였다. 루카스는 좀처럼 팀 동료들과 융화되지 못했고, 크고 작은 사고를 쳤다. 프로답지 못한 행동으로 동료들에게 외면 받더니, 경기 중 글러브를 땅으로 내려치는 최악의 모습도 보였다. 루카스는 2015시즌이 끝난 후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을 다짐하며 LG와 재계약을 희망했으나 LG 구단은 팀 케미스트리를 감안해 루카스와 함께 할 수 없음을 결정했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 8년 경력의 잭 한나한을 외국인 스카우트로 기용, 한나한을 통해 선수들의 인성과 배경을 철저히 살펴보기로 했다. 양상문 감독은 코프랜드를 두고 “한나한을 통해 여러 가지 정보를 얻었다. 코프랜드가 인성이나 팀 융화면에서 특별한 단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덧붙여 이번 코프랜드 영입은 지금까지 NC의 외국인투수 영입전략과 상당히 비슷하다. NC는 코프랜드처럼 기량이 정점에 진입할 20대 중후반 투수들을 집중적으로 스카우트하고 있다. 에릭 해커, 찰리 쉬렉, 재크 슈트어트 모두 마이너리그를 평정하며 기량이 최고를 향할 시기에 NC 유니폼을 입었다. 쉽게 말해 NC는 메이저리그 네임벨류보다는 AAAA급 젊은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노렸고, 이는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코프랜드는 입국 후 2군 경기를 소화, 빠르면 18일 이후 1군 무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LG가 소사·코프랜드로 4년 만에 외인 원투펀치 구축에 성공, 포스트시즌 진출 도전장을 던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drjose7@osen.co.kr
[사진]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