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시즌 초반 의미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넥센은 지난 10일 김하성의 8회 결승 희생플라이로 두산에 5-4 승리를 거뒀다. 넥센은 시리즈 1승1무1패를 기록하며 5승1무3패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아직 9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선두 자리에 오른 것은 시즌 처음이다.
적어도 20경기를 치르기 전 순위는 아무 의미 없다는 게 야구계 정설이지만, 적어도 넥센은 설레발일지언정 기쁜 순위다. 시즌을 앞두고 약팀으로 분류됐던 아쉬움을 덜고 롯데, 한화, 두산 등 강팀 예상팀들을 상대로 선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투타에서 기록적인 전력 이탈을 겪은 넥센은 조상우를 빼고는 어느 정도 전력에 대한 대비를 해왔다. 홈런타자들이 빠지고 남은 자원과 새 구장을 놓고 팀 컬러도 바꿨다. 여기에 투수들도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피칭을 주문받았다. 결과적으로 팀 체질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넥센은 올 시즌 타율 2할6푼으로 딱 5위, 중간에 걸쳐 있지만 득점권 타율은 3할4리로 1위에 올라 있다. 타자들은 쳐야 할 때 쳐줄 뿐 아니라 9경기에서 49개의 볼넷(1위)을 골라내는 등 높은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두산과의 3일 연속 대타 100% 적시타가 나오는 등 타석에서의 응집력이 높다.
마운드에서도 의미있는 변화가 있다. 넥센의 팀 평균자책점은 4.61로 6위에 그치고 있지만, 9경기에서 29개의 볼넷을 내줘 경기 당 3.1개(최소 3위)를 기록했다. 특히 박주현, 신재영 등 어린 토종 선수들이 볼넷 없는 피칭으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덩달아 야수들의 집중력에도 도움이 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숫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벤치의 인내심이다. 염경엽 감독은 10일 경기에서 양훈이 초반 4실점을 많이 했지만 6회까지 믿고 던지게 했다. 9일 경기에서 서건창이 1사 2루에서 3루로 가다가 아웃돼도 박수를 쳐줬다. 초반부터 삐끗하는 플레이가 나오더라도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믿고 선수들을 기다려주는 벤치의 판단이 선수들의 기를 세워주고 있다.
여전히 시즌은 135경기가 남았다. 요동치는 초반 순위 속 언제 내줄지 모르는 위태한 단독 선두의 자리. 하지만 시즌 초반 기선 제압에는 성공한 모습. 지더라도 쉽게 지지 않고 뒤져 있어도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든든하게 등에 업은 '젊은 팀' 넥센의 질주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