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외야수 오준혁(25)이 개막 무안타 행진의 수모를 4안타로 벗었다.
오준혁은 10일 수원구장 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원정경기에서 1번타자로 출전해 4타수 4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생애 첫 4안타를 신고하면서 초반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완전히 털어냈다. 아울러 리드오프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주었다.
오준혁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기대주 가운데 한 명이었다. 실전에서 홈런을 터트리는 등 장타력을 과시했다. 정교한 타격에 빠른 발을 앞세운 수비력까지 나아지며 공수주에 새로운 얼굴로 주목을 받았다. 데뷔 6년만에 처음으로 개막전 엔트리에 진입하면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열었다.

김기태 감독은 오준혁을 개막전 1번타자로 기용했다. 그러나 첫 개막전 1번에 대한 부담이 컸을까. NC와의 마산경기에서 삼진만 2개를 먹으며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다음날에는 2번으로 한 단계 내려주었으나 2루땅볼, 유격수 뜬공에 중견수 뜬공으로 고개를 숙였다.
부진은 이어졌다. 4월 5일 LG와의 홈개막전에서도 2번으로 나섰지만 공이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삼진, 삼진, 포수 파울 뜬공으로 물러났다. 급기야 라인업에서 빠졌고 7일 LG전에 대타로 나서 볼넷 1개만 얻었다. 유일한 출루혔다. 8일 kt와의 수원경기도 대타로 나서 삼진으로 물러낫다.
9일 경기는 아예 벤치를 지켰다. 10타수 무안타의 부진이었다. 스윙의 밸런스를 완전히 잃어버렸고 선구안도 마찬가지였다. 급해지다보니 중심을 잡지 못한채 유인구에 이리저리 끌려다녔다. 오준혁의 부진은 KIA 득점력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프로에 데뷔해 첫 개막전 엔트리에 톱타자로 나서면서 부담이 큰 탓이었다.
부진은 오래가지 않았다. 10일 kt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 다시 1번타자로 선발출전했다. 첫 타석은 중견수 뜬공이었지만 우중간 2루타, 우중간 3루타, 우전안타에 이어 우중간 3루타를 쏟아냈다. 2득점도 올렸다. 홈런이 있었다면 사이클링 히트였다. 자신감 넘치는 스윙이 돌아온 것이다.
오준혁의 4안타 맹타는 테이블세터진의 가능성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동안 테이블세터진의 출루가 적어 고민이 컸다. 오준혁이 터지면 득점력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믈건임을 확인시켜준 오준혁이 그 고민을 확실하게 덜어줄 것인지 향후 행보가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