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섭의 쥬라기파크] NC의 굳건한 마운드, 비밀은 '흙'에 있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04.11 13: 05

매 시즌 미국에서 '마운드 흙' 4톤 수입
홈경기 후 마운드, 불펜 메이저리그식 관리 
NC는 지난 2년 연속 팀 평균자책점 1위팀이었다. 2014년 4.29, 2015년 4.26으로 마운드에서는 최고의 팀이었다. 1군 첫 참가 시즌인 2013시즌에도 3.96을 기록해 '투수의 팀' 이미지가 강한 삼성(3.98)보다 앞선 3위를 차지했다.

탄탄한 마운드를 자랑하는 NC의 홈구장 마산구장에는 특별한 '흙'이 있다. 이는 마운드와 꽤 깊은 관련이 있다. 미국에서 건너온 이 특별한 '흙'은 구단 운영에 한 발 앞서나가는 NC를 엿볼 수 있는 물건이다.
NC의 구장 관리인들은 매일 경기가 끝나면 마운드와 불펜에서 특별한 작업을 한다. 마치 벽돌처럼 생긴 흙을 깨뜨려서는 다지는 작업을 한다. NC의 배석현 단장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마운드 보강 작업에 사용하는 흙을 수입해서 그들처럼 똑같이 마운드를 관리하고 있다. 마산구장 마운드는 미국의 딱딱한 마운드와 거의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수입 흙'은 국내 일반 흙보다 점성이 강하고, 무르지 않고 딱딱하다고 한다. 
구장 관리인이 마운드, 불펜의 투구판 앞과 투수들의 디딤발 위치 부분에 벽돌 모양의 흙을 놓고서는 쇠로 된 특수 장비로 내리쳐서 다진다. 10분 남짓한 시간이지만 온몸에서 땀이 금방 흐를 정도로 쉽지 않은 작업이다. 
운영팀의 박치희 과장은 "(1군에 합류한)2013년 후반기부터 미국에서 흙과 관리 도구 등을 수입해서 사용해오고 있다"며 "매년 11월~12월 사이에 미국업체에 흙을 주문한다. 그러면 시범경기 전에 한국에 도착한다"고 말했다. 한 시즌에 사용되는 흙은 대략 4톤(4000kg) 가량 된다고 한다. 흙 가격과 미국에서 한국까지 운송비까지 합하면 꽤 많은 비용이다. 선수들의 기량을 위해서 NC 프런트는 이를 아끼지 않는다.
박 과장은 "매일 경기 후 마운드과 불펜 그리고 홈플레이트의 배터박스와 포수 자리에도 미국에서 수입한 흙을 깐다. 타석에도 타자들이 하체 힘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무르지 않게 딱딱하게 정비 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마운드와 홈플레이트까지 전체 작업 시간은 30분 가량 걸린다고 했다. 홈 경기가 끝난 후 조명탑이 거의 꺼진 후에도 이 작업은 계속된다.
그렇다면 마산구장에서만 사용하는 특별한 흙은 효과가 있을까. NC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딱딱한 마운드에 만족하고 있다. 무른 흙보다 디딤발이 안정되게 착지할 수 있고, 쉽게 패여지지 않아 투수들이 좋아하기 마련이다. 또한 데이터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NC의 최근 3년간 팀 평균자책점을 살펴 봤다. 2013시즌에는 홈 3.84, 원정 4.08로 마산구장에서 성적이 더 좋았다. 2014시즌에도 홈 3.97이었고, 원정은 4.62로 크게 치솟았다. 2015시즌에는 홈 4.13과 원정 4.39로 홈 평균자책점이 매년 원정보다 좋았다. 편안한 홈 구장이라는 이점도 있겠지만, 마산구장 마운드 효과도 없진 않아 보인다.
구단이 투자한 비용이 아깝지 않다. 작은 것 하나까지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NC 구단의 저력이 숨겨져 있다. /NC 담당 기자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