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남지 않아도 내가 시도한 패스가 연결되면 짜릿하다".
울산 현대가 최근 3경기에서 2승 1무를 기록하며 최상위권에 다가서고 있다.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서 상주 상무에 0-2로 완패하며 암울한 시즌 전망이 나왔을 때와 천지 차이다. 울산은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는 전북 현대와 경기서도 대등한 모습으로 0-0으로 비겼다.
울산의 공격에서 유기적인 모습이 나온다. 최근 2경기에서 모두 2골을 넣으며 물 오른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 개막전과 지금의 울산은 완전히 다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달라진 울산의 중심에는 한상운(31)이 있다. 상주전에는 쉬었던 한상운은 전북전부터 출전했다. 이후 울산은 2승 1무를 기록했다. 첫 승리였던 전남 드래곤즈전에서는 코바의 결승골을 도왔다. 최근 광주 상무전에서 나온 김치곤의 결승골도 한상운의 패스에서 비롯됐다.
울산 윤정환 감독이 한상운을 중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윤 감독은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하고 있다. 상운이 정도의 선수는 K리그에 드물다. 스루패스를 매우 잘 넣는다. 그런 선수를 원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변화가 있었다. 데뷔 이후 한상운은 주로 측면에서 활동했다. 간혹 포지션이 바뀌면 최전방에 기용된 정도. 그러나 현재의 울산에서는 측면이 아닌 최전방 공격수 밑에 위치한다. 바로 섀도우 스트라이다. 한상운의 주 임무는 이제 슈팅이 아닌 패스다.
윤정환 감독은 지금까지의 한상운을 떠올리는 건 고정관념이라고 강조했다. 윤 감독은 "대부분의 사람이 상운이가 측면 아니면 전방에서 뛴다고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본인이 섀도우 스트라이커를 잘할 수 있다고 했는데, 경기에서도 잘하고 있어서 매우 좋다"고 말했다.
한상운도 자신의 보직 변경에 만족하고 있다. 그는 "병역 문제로 상주에 가기 전에는 측면에서 뛰었다. 전역 후 감독님께서 섀도우 스트라이커로 변경하자고 하셨다. 감독님의 믿음이 느껴졌다. 그 믿음을 보답하기 위해 뛰고 있는데 결과가 조금씩 나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상운은 포지션을 바꾸면서 부담감에서 자유로워졌다고 한다. 그는 "전방에서는 골에 대한 부담이 컸다. 그리고 측면에서는 동료들에게 공을 연결해야 하는데, 제한을 받는 것이 많았다. 그런 걸 감독님께서 먼저 알아주셨다. 권유대로 포지션을 바꾼 이후에는 내가 잘하는 것들을 더 보여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안 좋아진 것도 있다. 슈팅이 적어졌다. 자연스럽게 득점도 줄었다. 그러나 한상운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슈팅을 시도해 골을 넣는 것이 줄었지만, 내가 나간 경기서 2승 1무를 기록했다. 지지 않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운이 만족하는 또 다른 이유는 짜릿함이다. 한상운은 포지션을 바꾼 이후 득점의 짜릿함 만큼 패스의 짜릿함을 알게 됐다. 그는 "예전에는 다득점에 대한 부담이 컸다. 넣을 때는 좋지만, 못 넣으면 걱정이 많다. 그러나 패스는 조금 다르다. 기록으로 남지 않아도 내가 시도한 패스가 연결되면 짜릿하다. 특히 코바가 전남전에서 결승골을 넣었을 때는 정말 짜릿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