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8,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평소와 다르다. 경기장 안팎에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야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고 빅리그에서 생존할 수 있다.
현재 김현수는 KBO리그에서 뛰던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두산 베어스 시절 경기 전부터 활발하게 대화를 나누고 동료들을 독려하던 것과 달리 미국에 와서는 다른 선수와 대화하는 것을 보기 어려워졌다. 자신감을 잃은 듯 목소리도 작아졌고 웃음기도 없어졌다.
한국계 메이저리그 포수인 행크 콩거(한국명 최현)는 “지금 현수의 상황이 좋지 않은데, 얼마나 힘들지 알고 있다. 약간의 문화 충격 같은 것이 있을 것이다”라고 한 뒤 “새로운 경험을 계속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또한 콩거는 “언어 장벽이 지금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일 것”이라고 꼽았다. 영어를 익혀야 한다고 단정지어 말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배워두면 나쁠 것은 없다는 뜻이다. 김현수는 평소 벅 쇼월터 감독이나 동료들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냐는 질문에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한다”는 말로 일관하고 있다.
영어를 못하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 빅리그에서 오래 뛴 외국인 선수 중에도 영어를 못하는 선수는 많다. 하지만 소극적인 자세는 문제다. 한국말이라도 먼저 건네면 통역이 알아서 해결해주지만,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도와주지 못한다. 국내에서 있었던 입단식 당시 그는 동료들과 수다를 떨지 못할 수도 있는데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조용히 있을 것이다. 통역 옆에 붙어 조용히 있겠다“고 했다.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다.
개막 이후 볼티모어 선수들은 김현수에게 다가가려는 자세를 충분히 보여줬다. 특히 간판들이 솔선수범하고 있다. 애덤 존스는 김현수에게 야유를 보낸 팬들을 비판하면서까지 그를 감쌌고, 매니 마차도는 그라운드에서 그를 다독이는 장면을 연출하는가 하면 벤치에서는 장난도 쳐주는 것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정작 김현수가 너무 소극적이다. 클럽하우스 안에서도 통역과 함께할 때가 아니면 혼자 라커에 있거나 실내 배팅 케이지로 가 타격 훈련에만 열중한다. 클럽하우스에서 좌우에 라커를 맞대고 있는 조이 리카드, 마크 트럼보와 대화를 나누는 것도 보기 힘들다.
류현진에게 후안 유리베가 있었듯, 팀 내에 단짝이 필요하다.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가 빅리그 데뷔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한 11일(한국시간) 경기가 끝난 뒤 “그가 경기에 뛰고 팀의 일부분이 되는 것에서 모두가 더 큰 만족감을 얻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돌려 말했지만, 팀에 더욱 녹아들어야 팀의 일원으로 완전한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이다.
김현수는 평소 어떤 선수가 잘 대해주고 있느냐는 질문에 항상 “모두가 나에게 잘해준다”고 답한다. 모두가 잘 대해준다면 김현수도 받기만 해서는 곤란하다. 그라운드에서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려는 자세를 보여줄 차례다. 동료들은 이미 충분히 성의를 보였다. /시애틀(미국 워싱턴주)=조인식 기자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