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환의 LA통신] LA에서 코비의 흔적을 뒤쫓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4.13 06: 30

‘우리시대의 조던’ 코비 브라이언트(38, LA 레이커스)가 20년의 프로선수 생활 중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LA 레이커스는 오는 14일(한국시간) 홈구장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유타 재즈와 2015-2016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1990년대였다면 빅매치였을 이 경기는 사실 재미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전세계 농구팬들이 몇 달 전부터 이 경기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코비가 뛰는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스테판 커리의 최다승 도전을 지켜봤던 OSEN은 LA로 이동했다. 코비의 마지막 모습을 담기 위해서다. 아쉽지만 위대한 마무리를 앞두고 있는 코비의 흔적을 LA에서 추적해보았다. 

▲ LA 곳곳에서 발견되는 코비의 모습 
1996년 NBA 신인드래프트 전체 13순위로 지명된 코비 브라이언트는 곧바로 블라디 디박과 트레이드 된다. 성공적인 외국인 센터 1세대였던 디박의 이적은 말이 많았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제리 웨스트 단장의 눈썰미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강산이 두 번 바뀔 동안 코비는 마이클 조던의 대를 이어 NBA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성장했다. 바뀐 것은 8번이었던 유니폼이 24번이 되었을 뿐이다. 
한 팀에서만 20년 동안 활약한 코비는 존 스탁턴이 가지고 있던 원팀 최다시즌 활약(19년)을 경신했다. 그 동안 코비는 레이커스에 5번의 우승컵을 안겼다. LA에서 코비가 곧 농구고, 농구가 바로 코비였다. 동네에서 농구 좀 한다는 에이스들은 저마다 코비를 자청했다. 코비의 흔적은 LA시내 곳곳에서 발견된다. 
LA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곧바로 반겨준 선수는 바로 코비였다. 공항에 있는 스포츠용품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이 바로 코비의 유니폼이었다. 시내에 있는 스포츠용품보다는 약간 가격이 비싼 편이었다. 다만 LA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거나, 시내에서 미쳐 쇼핑할 시간이 없는 팬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다. 
스테이플스 센터가 있는 피게로아 스트릿 옆 주차장에서 코비를 그린 그래피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우중충한 벽면에 스프레이를 통해 한 편의 예술작품을 그렸다. 코비가 결승슛을 넣고 환호하는 순간을 사진처럼 잘 표현했다. ‘코비는 레이커스의 문화’(Lakers Culture)’라는 메시지도 인상적이었다. LA시내 곳곳에서 코비의 티셔츠나 유니폼을 입고 다니는 팬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스테이플스 센터 앞에는 레이커스 레전드 제리 웨스트, 매직 존슨, 카림 압둘자바의 청동상이 웅장한 자태를 자랑한다. 레이커스는 조만간 덩크하는 모습의 샤킬 오닐 동상도 만들 계획이다. 코비의 동상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 이 시대 ‘농구영웅’ 코비의 여전한 인기 
코비의 인기를 실감하기 위해 농구용품 전문매장을 방문했다. 로데오거리에 있는 ‘나이키 타운’은 코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대표적 장소다. 매장 입구부터 코비의 사진이 손님을 맞았다. 농구용품이 모여 있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코비의 형상이 새겨져 있다. 웨인 루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로저 페더러 등 나이키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들이 모여 있다. 농구에서는 단연 코비가 돋보였다. 
나이키는 농구대표 모델로 코비, 케빈 듀런트, 르브론 제임스를 내세우고 있다. 코비처럼 빠른 스피드의 코비 농구화, 케빈 듀런트의 다재다능함을 닮은 KD시리즈, 르브론 제임스처럼 폭발적인 파워를 자랑하는 르브론 시리즈가 주력상품이다. 그 중 요즘 코비가 신고 플레이하는 ‘코비11’ 시리즈는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였다. 200달러(약 22만 9천원, 세금제외)라는 비싼 가격에도 대부분의 제품이 매진된 상태였다.  
미국에서는 ‘풋락커’ 등 여러 신발브랜드가 한 곳에 모여 있는 멀티샵에서 주로 신발을 구매한다. ‘풋락커’가 운영하는 농구화 전문매장 하우스 오프 훕스(house of hoops)를 방문했다. 일반매장보다 훨씬 다양한 농구화를 판매하는 곳이다. 코비 시리즈의 종류와 색깔도 훨씬 다양했다. 코비11이 출시되면서 코비10 시리즈는 거의 절반가격인 99.99달러(세금제외) 에 판매되고 있었다. 농구팬들이 보면 절대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제품들이 즐비했다. 
▲ Farewell KOBE
미국에서 TV만 틀어도 코비 관련 영상이 쏟아지고 있다. 스테이플스 센터 맞은 편에 ESPN LA가 위치하고 있다. ESPN은 대형스크린을 통해 코비의 마지막 경기중계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지나가던 팬들이 발길을 멈추고 넋을 놓고 지켜볼 정도였다. 코비는 단순히 농구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팬들에게 시대의 아이콘이나 다름없다. 이런 선수의 경기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데서 전세계 팬들이 아쉬움을 크게 느끼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동영상] 로스앤젤레스=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