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던 KBS 2TV ‘태양의 후예’가 오는 14일 막을 내린다. 3개월간 열풍을 일으켰던 이 드라마는 매회 신기록을 세우며 꽤나 시끄러운 시간을 보냈다.
전쟁의 후유증이 남아 있는 가상의 국가 우르크를 배경으로 군인과 의사의 사랑과 인간애를 다룬 드라마. ‘파리의 연인’, ‘온에어’, ‘시크릿가든’, ‘신사의 품격’ 등을 집필한 김은숙 작가와 ‘드림하이’, ‘학교2013’, ‘비밀’ 등을 연출한 이응복 PD가 손을 잡았다. 여기에 흥행보증수표 송혜교와 ‘꽃미남 배우’의 상징 송중기의 만남으로 주목을 받았다.
사전 제작 드라마인데다가 130억 원의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휴먼 멜로 블록버스터였다. ‘태양의 후예’는 사실 2014년 하반기부터 제작 준비에 들어가, 2015년 5월 28일 첫 대본 연습을 하며 항해를 시작했다. 촬영과 후반 작업까지 8개월의 시간을 들이며 안방극장에서 보는 영화이기도 했다. 드라마가 큰 성공을 거뒀지만 오랜 제작 기간과 높은 제작비가 들어간 작품은 반드시 실패한다는 방송계의 징크스가 있었기에 불안했던 것이 사실. 허나 지난 2월 24일 첫 방송 이후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인기 광풍을 일으켰다. 완성도 높은 이야기, 김은숙 작가의 직설적이어서 설레는 로맨스, 남녀 주인공인 송중기와 송혜교의 두근거리는 조합이 안방극장을 압도했다.
# 송중기, 아시아의 별이 되다
우리나라와 중국 동시 방영된 ‘태양의 후예’는 송중기라는 한류 톱배우를 만들었다. 그가 연기한 유시진 대위가 인기를 끌면서 아시아 전역에서 송중기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상태. 송중기의 과거 작품 다시 보기 열풍이 일어났다. 현재 그가 향후 중국에서만 수백억 원의 돈을 벌어들일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인 상태다. 한국에서도 광고 몸값이 수억 대로 뛰어오르고, 웬만한 드라마와 영화 대본이 송중기에게 가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그를 보고 싶어 하는 중화권 팬들의 희망을 이용하는 사칭 현지 기획사가 등장해, 소속사 블러썸엔터테인먼트가 팬미팅 개최를 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밝히겠다고 공지까지 할 정도였다. 송중기는 KBS 간판 뉴스 프로그램 ‘뉴스9’ 최초 출연 연예인이었고, 한국 관광 홍보대사로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기까지 했다.
# 시청률, 화제성, 음원차트 올킬
방송 3회 만에 20%대를 넘어선 이 드라마는 시청률 가뭄을 보란듯이 뒤엎었다. 방송 시청 환경 변화로 인해 두자릿수도 넘기기 쉽지 않은 주중 프라임 시간대 드라마 분위기에서 시청률 30%대를 4년 만에 넘긴 드라마였다. MBC ‘해를 품은 달’ 이후 4년 만에 30%대를 돌파했다. CJ E&M과 닐슨코리아가 집계한 화제성 조사인 콘텐츠파워지수 조사에서 6주 연속 1위를 했다. 방송 3달여 동안 음원차트는 ‘태양의 후예’ 수록곡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웬만한 가수들의 신곡 발표가 ‘태양의 후예’ 종영 이후로 미뤄질 정도였다.
# 한류 열풍 새 역사 쓰다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에 회당 3억여 원에 팔린 이 드라마는 일본, 호주 등 32개국에 판매됐다. 현재도 판권 판매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첫 방송 전 제작비 130억 원을 모두 회수할 정도로 해외와 PPL(간접광고) 판매가 활발히 이뤄졌다. 외신들도 연일 ‘태양의 후예’와 배우들 관련 기사를 쏟아내는 중. 중국에서 10여년째 사랑받고 있는 송혜교는 물론이고, 송중기-진구-김지원 등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태다. MBC ‘대장금’, SBS ‘별에서 온 그대’와 함께 배우들을 최소 10년은 먹여살릴 드라마로 여겨지고 있다.
# 인기만큼이나 뜨거운 논란
드라마가 신드롬을 일으키다보니 논란도 있었다. 서대영(진구 분)의 욕설 대사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권고 조치를 받았다. 조치를 받기까지 방송 다음 날부터 매일 관련 소식이 쏟아졌다. 일부 OST의 표절 논란도 있었지만, 음원 제작사 측은 말도 안 된다고 해명하는 일이 벌어졌다. 드라마를 통해 친분을 쌓게 된 송중기와 송혜교의 열애설도 아시아 전역을 뜨겁게 달궜고, 드라마 인기에 무임 승차해서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배우들과 관련된 확인 되지 않은 루머가 퍼지기도, 송중기의 경우 가족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고향집이 관광 명소가 되는 불편한 일도 생겼다. 일부에서는 노골적인 PPL에 대한 불만, 후반 들어 지나치게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에 대한 아쉬운 지적도 있었다. / jmpyo@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