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노력형 천재’ 이형종, 6년만에 만든 잠실드라마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4.12 23: 40

LG 트윈스 외야수 이형종(27)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타자로서 맞이하는 두 번째 1군 경기에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형종은 믿을 수 없는 침착함으로 팀의 3연패를 끊는 데 앞장섰다.   
이형종은 7회초 수비부터 이날 경기를 소화했다. 양상문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형종이의 수비가 괜찮다. 굳이 랭킹을 정하자면 우리 팀에서 (안)익훈이 다음으로 중견수 수비가 좋을 것이다. 타구 판단을 굉장히 잘 한다”며 이형종의 수비력을 칭찬했다. LG는 6회말 공격 때 안익훈 타석에서 대타 이병규(7번)를 기용했고, 7회초 수비 강화를 위해 이형종을 넣었다. 
이렇게 이형종은 지키는 야구를 위해 그라운드에 섰지만, 7회말 절묘한 한 방을 터뜨렸다. 1사 2, 3루에서 상대 전진수비를 넘기는 2타점 적시타를 작렬, LG의 10-8 리드를 이끌었다.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컨택 위주의 스윙을 하면서 전진해있는 롯데 내야진을 넘기는 타구를 만들었다. 이형종의 질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9회말 2사후 타석에 들어서 3루타도 터뜨렸다. 

이형종의 잠실 경기 출장은 이번이 세 번째다. 강속구 투수였던 이형종은 약 6년 전인 2010년 5월 16일 잠실 롯데전에 선발 등판, 5이닝 2실점으로 선발승을 올렸다. 150km를 상회하는 강속구로 통산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당시만 해도 많은 이들이 이형종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투수 이형종은 거기까지였다. 7일 후 선발 등판한 잠실 두산전에서 4⅔이닝 5실점으로 고전했고, 부상 악령과 마주했다. 팀을 떠나고 골프선수로 전향하며 방황하기도 했다. 군복무를 마친 2012년 10월 다시 LG 유니폼을 입었고, 2014년 10월 타자로 전향했다.
이형종은 타자로 전향했던 순간을 두고 “하루에 무조건 1000개씩 쳤다. 내 야구인생을 건다는 심정으로 배트를 잡았기 때문에 후회 없이 해보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107번을 단 육성선수였으나 잠실구장으로 돌아갈 날을 바라보며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결국 이형종은 지난 10일 문학 SK전에서 타자로서 1군 데뷔전을 치렀고, 첫 안타도 쳤다. 그리고 이날 LG가 승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6년 전 강속구 투수 이형종이 아닌, LG의 미래를 책임질 외야수 이형종으로서 관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 drjose7@osen.co.kr
[사진] 잠실 =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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