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에이스’ 이형종이 타자로 돌아와 새로운 드라마를 쓰고 있다. 6년 만에 치른 잠실 경기에서 3루타 포함 2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날 이형종은 7회초 대수비로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안익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중견수로 들어섰고, 7회말 1사 2, 3루에서 상대 전진수비를 넘기는 2타점 적시타를 작렬, LG의 10-8 리드를 이끌었다. 이후 이형종은 9회말 2사후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서 3루타를 작렬, 팀에 끝내기 찬스를 만들었다. 결국 LG는 10회말 정주현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12-11 승리, 3연패에서 탈출했다.
경기 후 이형종은 “경기가 다 끝나고 나니 6년 전 잠실 롯데전이 생각났다. 당시에는 투수로서 수훈선수 인터뷰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타자로 하게 돼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이형종은 2010년 5월 16일 잠실 롯데전 선발 등판을 통해 1군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우완 강속구 투수였던 이형종은 5이닝 2실점으로 선발승을 올렸고, 이는 이형종의 1군 통산 유일한 선발승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형종은 “사실 경기 중에는 6년 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경기가 끝나고 나니 나도 모르게 그 때 생각이 난다”며 “가슴이 막 벅차오르는 것은 있는데 눈물이 나지는 않는다. 마냥 기분이 좋다. 타석에 서면서 후회없이 하자고 다짐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7회말 적시타 순간에 대해선 “상대가 전진해 있어서 더 편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야만 넘긴다는 생각으로 컨택에 집중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일요일 첫 안타도 뜻깊지만 오늘 경기도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평생 잊지 못할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밝혔다.
덧붙여 타자 전향을 도와준 이들에게 고마움의 메시지도 전했다. 이형종은 “1군에 서용빈 코치님, 그리고 2군에 신경식 코치님이 정말 많이 도와주시고 계신다. 그리고 병규(7번)형과 용택이형도 항상 자신감을 갖게 만들어주신다. 주위 도움이 없었다면 절대로 타자로 돌아올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부모님도 항상 도와주셨다. 그리고 김병곤 트레이너님이 나를 야구로 돌아올 수 있게 해주셨다. 정신적으로 큰 도움을 주셨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이형종은 “첫 번째 목표는 팀에 필요한 선수,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진짜 목표는 LG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는 것이다. 오늘 잘 했고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지만 예전과 다르게 눈물이 나지는 않았다. 한국시리즈서 우승하면 울겠다. 우승하면 실컷 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 drjose7@osen.co.kr
[사진] 잠실 =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