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등판 6경기에서 5승 수확
토종 선발은 무승… 13일 주권 등판
kt 위즈에 토종 선발승이 필요하다.

kt는 12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2-5로 패하며 시즌 5승 5패를 기록했다. 승률 5할로 공동 4위의 기록. 시즌 초반이기에 순위는 큰 의미가 없지만 첫 10경기에서 무려 5승을 수확했다. kt는 지난해 5월 7일 대전 한화전에서 5번째 승리를 거뒀다. 무려 31경기 만에 5승 달성이었는데, 올 시즌은 완전히 달라졌다.
조범현 kt 감독은 지난 10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달라진 것에 대해 “당연히 달라졌다. 벌써 4승을 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로 잘 버텨주니까 이런 결과가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kt가 거둔 5승은 모두 외국인 투수들이 등판한 경기에서 나왔다. 슈가 레이 마리몬과 요한 피노가 각각 2승씩, 트래비스 밴와트가 1승을 수확했다.
하지만 토종 선발 투수들의 손에서 승리가 나오지 않고 있다. 정대현(2경기), 엄상백(1경기), 정성곤(1경기)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승리하진 못했다. 정대현은 지난 2일 인천 SK전(2⅔이닝 3실점) 부진을 털고 9일 수원 KIA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상대 선발 헥터 노에시를 맞아 밀리지 않는 투구를 보여줬지만 끝내 팀이 패했다. 시즌 첫 승도 추후로 미뤄야 했다.
다른 투수들의 피칭도 나쁘지 않았다. 6일 수원 삼성전에 선발 등판했던 정성곤은 4이닝 7실점(3자책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그러나 지난 시즌과 달리 안정된 제구를 보여줬다. 수비 실책만 없었다면 경기의 흐름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조 감독도 “정성곤은 잘 던져줬다. 선배들이 수비에서도 도와줬어야 했는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성곤은 한 턴 쉬어가기 위해 7일 1군에서 말소됐다.
엄상백은 7일 수원 삼성전에 첫 선발 등판했다. 그리고 4⅓이닝 2실점의 기록. 엄상백의 구위도 좋았다. 최형우, 이승엽 등 중심타자들에게 장타를 허용하며 흔들렸지만 한 단계 성장한 피칭을 선보였다. 그럼에도 승리와 인연을 맺진 못했다. 13일 고척 넥센전에선 주권이 바통을 이어 받는다. 주권 역시 올 시즌 마운드에서 기대를 모으는 자원이다.
지난해에 비해 구속이 상승하며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받고 있다. 주권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선 다소 부진했지만 두 번째 등판(3월 16일 삼성전)에서 2⅔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정명원 투수 코치는 “첫 등판에선 긴장해서 그런 것 같다. 스프링캠프에서 그런 모습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는데, 곧바로 두 번째 등판에서 부진을 만회했다.
정규시즌에서도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 수원 삼성전에 등판해서 2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의 호투였다. 지난 시즌 등판하면 쉽게 실점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 팀의 토종 선발승을 수확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다. 개인으로서도 1군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과연 주권의 선발 등판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