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신재영은 '어떤 투수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타자들을 요리할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신재영은 "공 스피드가 빠르지 않지만 타자와 정면 승부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제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몸쪽 투심 패스트볼은 제구를 잘 할 수 있다. 그런데 타이밍 뺏을 변화구가 필요하다"며 당시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를 지켜본 원조 잠수함 이강철 수석코치는 투구판 밟는 위치를 바꿔주는 등 그에게 관심을 기울였다. 어느 날 그가 던지는 모습을 지켜보던 이 수석코치는 "땅볼 유도를 정말 잘할 스타일"이라고 가능성을 높게 봤다.

당시 "어떻게든 자리를 잡고 싶다. 개막 엔트리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간절함을 드러냈던 신재영은 시즌 2경기에 나와 2승 평균자책점 2.63으로 호투 행진을 펼치고 있다. 지난 12일 고척 kt전에서는 6⅔이닝 5피안타(1홈런) 4탈삼진 1사사구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신재영은 이날 뛰어난 제구를 바탕으로 kt 타자들을 쉽사리 내보내지 않았다. 7회 몸에 맞는 볼로 1군 무대 첫 사사구를 허용했지만 2경기에서 볼넷은 한 개도 없었다. 자신이 던지고 싶은 곳으로 던질 줄 아는 '커맨드'가 뛰어나다. 공격적인 피칭을 바탕으로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다.
경기 후 신재영은 "오늘은 덜 떨렸다. 마음이 편했고 수비도 잘 도와줬다. 스트라이크는 언제든 넣을 수 있는데 그게 제가 원하는 곳이냐 아니냐에 따라 다르다. 오늘은 몸쪽 제구가 마음먹은 대로 된 것 같다. 슬라이더가 잘 들어갔다"고 등판 소감을 밝혔다.
1경기 등판 만으로 평가하기에 어려웠던 신재영. 그는 2번째 등판에서도 최고 구속 137km의 직구, 120km 초반대의 슬라이더 2개의 구종으로 위력을 보여주며 호투를 이어갔다. 타자들을 요리할 줄 아는 '셰프 피칭'의 목표에 한층 더 다가선 신재영이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