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감 회복의 계기가 될 것인가.
'람보르미니' 박해민(삼성)의 방망이가 차갑게 식어 버렸다. 시범경기 타율 3할9푼3리(56타수 22안타) 2홈런 11타점 12득점의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하지만 정규 시즌 들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1일까지 타율 1할6푼7리(30타수 5안타) 1타점 1득점으로 고개를 떨궜다. 박해민의 이름 석 자와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었다.
지난해 도루 1위에 올랐던 박해민은 올 시즌 단 한 번도 베이스를 훔치지 못했다. 1일 대구 두산전 이후 2번 타자로 나섰던 박해민은 9일 사직 롯데전으로 7번 타자로 밀려나기도 했다. 급기야 12일 대구 NC전에서는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류중일 감독은 "박해민이 누상에 나가 도루를 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한 번도 못했다"면서 "흐름이라는 게 있으니 언젠가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박한이와 교체 투입된 박해민은 모처럼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2루타 2개를 터뜨리는 등 6타수 3안타 1타점 3득점으로 삼성의 연패 탈출에 앞장 섰다. 타구의 방향과 질 모두 합격점. 시즌 첫 3안타 달성이자 2일 대구 두산전 이후 열흘 만의 멀티히트. 류중일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박해민의 타격감 회복 조짐이 고무적"이라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박해민은 "다른 날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아 김한수 코치님께서 짧게 쳐보자고 조언해주셨고 최대한 의식적으로 짧게 치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계속 더 좋아질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 발빠른 선수가 많을수록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는 등 여러모로 유리하다. 그래서 현대 야구에서 스피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하고 있다. 리그 최고의 준족 박해민이 타격감을 회복한다면 득점 생산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그렇기에 박해민의 타격감 회복 조짐은 가뭄 뒤 단비 만큼이나 반가운 소식이다. 이날 경기를 통해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