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우 극심한 기복...지난 경기에선 이승현으로 교체
임정우로 밀고 갈지, 이승현으로 변화줄지 결단 내려야
참 어렵다.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지만, 결과가 불안하다. 어쩌면 변화를 선택해야 할지도 모른다. LG 트윈스 새 마무리투수에 대한 이야기다.

2016시즌 LG에 붙은 가장 큰 물음표는 마무리투수다. 지난해 LG는 봉중근이 마무리투수로 고전하자 일찍이 미래를 준비했다. 시즌 막바지 봉중근을 선발투수로 전환시키고, 임정우를 임시 마무리투수로 기용했다. 이후 가을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약 6개월 동안 임정우와 정찬헌의 마무리투수 오디션을 진행했다. 임정우가 오디션에서 승리했고, 임정우는 2016시즌 개막전부터 경기 후반을 책임졌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임정우의 마무리투수 연착륙이었다. LG는 시즌 초반부터 임정우가 세이브를 기록, 자신감을 쌓으면서 마무리투수로 정착하기를 바랐다. 가능성은 충분했다. 임정우는 140km 후반대 패스트볼과 낙차 큰 커브, 예리한 슬라이더와 포크볼까지 다양한 구종으로 타자를 제압할 수 있다. 지난 4년 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경험을 쌓았고, 주자 견제능력도 뛰어나다.
하지만 임정우는 마무리투수에 대한 부담을 좀처럼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막전에서 1⅔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칠 때까지만 해도 좋았다. 그러나 다음날 블론세이브를 범했고, 지난 12일 잠실 롯데전에서도 8회 리드 상황을 지키지 못했다. 지난 7일 광주 KIA전에서 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으나, 다음날에는 패전투수가 됐다. 결과와 더불어 투구 내용에서도 기복이 심하다. 이닝당 하나의 볼넷을 기록하며 위기에 빠지곤 한다.
물론 시즌은 길다. 144경기 마라톤에서 이제 겨우 8경기를 했을 뿐이다. 임정우에겐 부진을 만회할 기회가 무수히 많이 남아있다. 지금 시점에서 보직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이를지도 모른다.
그래도 실패가 반복된다면, 빨리 결정을 내리는 게 나을 수 있다. 양상문 감독은 12일 잠실 롯데전에서 9회초 임정우가 2실점으로 흔들리자 임정우를 내리고 이승현을 투입했다. 보통은 승부가 결정될 때까지 마무리투수를 믿고 밀어붙인다. 임정우를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이승현은 동점을 허용했지만 10회초를 무실점으로 넘기며 끝내기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9회초 아두치에게 빗맞은 안타를 맞은 게 옥의티였으나, 곧바로 나쁜 기억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10회초 탈삼진 3개 삼자범퇴를 달성했다. 마운드 위에서의 배짱만 놓고 보면, 이승현이 마무리투수에 더 적합해 보였다.
대안이 많지는 않다. 임정우와 함께 오디션을 치렀던 정찬헌은 허리 통증으로 이천에 있다. 복귀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셋업맨 이동현을 마무리투수로 기용할 가능성도 낮다. 양 감독은 “동현이에게는 가장 익숙한 역할을 맡기고 싶다. 팀의 미래를 위해서도 새로운 마무리투수가 오랫동안 뒷문을 지키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덧붙여 양 감독은 “보직은 확실히 정해져 있어야 한다. 그래야 투수들이 경기 상황에 맞게 준비를 한다”며 집단마무리 가능성도 일축했다.
임정우를 계속 밀고 갈지, 이승현을 선택해 변화를 꾀할지 결정을 내려야한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