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타석 6회 스윙해 헛스윙은 0개
안타까지 만들며 컨택트 능력 보여줘
이대호(34, 시애틀 매리너스)가 자신이 지닌 강력한 파워 못지않은 정교함을 세 타석 동안 선보였다. 헛스윙이 하나도 없었다.

이대호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 팀의 8번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3타수 1안타로 경기를 마친 그의 타율은 1할1푼1리에서 1할6푼7리(12타수 2안타)가 됐다.
상대 선발 데릭 홀랜드를 맞아 첫 두 타석에서는 모두 불리한 볼카운트가 전개됐다. 3회말 선두타자였을 때는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공 2개를 연달아 지켜봐 2S로 카운트가 몰렸다. 그러나 해리슨의 싱커와 슬라이더 조합에 속지는 않았다. 유격수 플라이였으나 헛스윙이 없어 다음 타석을 기대케 했다.
5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두 번째 타석에서도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고도 결정구에 속아 넘어가지는 않았다. 오히려 1B-2S에서 볼 하나를 골라내 2B-2S를 만들었고, 3루쪽으로 날카로운 파울을 날린 후 방망이가 부러지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밀고 나가 유격수 엘비스 앤드루스의 수비범위를 빠져나가는 안타를 터뜨렸다.
두 타석을 통해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위축되지 않음을 보여준 이대호는 세 번째 타석에서는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스윙했다. 그러나 싱커(92마일)를 공략한 것이 좌익수 플라이가 되며 이대호는 타격을 마쳤다.
세 타석에서 총 12개의 공을 본 이대호는 절반인 6개의 공에 스윙했다. 그 중 방망이가 허공을 가른 것은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KBO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 각각 통산 타율 3할9리, 2할9푼3리를 찍었을 정도로 정교한 타격 능력을 가진 그의 면모가 메이저리그에서도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텍사스와의 시리즈가 있기 전까지 총 9차례 타석에 들어섰던 이대호는 세 번이나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전날 96~97마일에 이르는 강속구를 던진 제이크 디크먼을 9구까지 던지게 할 정도로 끈질긴 타격을 보였고, 이날 역시 투수들에게 까다로운 존재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점차 빅리그 투수들의 공에도 적응해 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하위타선에서 활발한 타격을 보인 이대호의 안타에도 불구하고 시애틀은 4안타 빈공에 시달리며 0-8로 완패했다. 5연패를 당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 시애틀은 2승 6패가 됐다. 반면 2연승한 텍사스는 5승 4패가 됐다. /nick@osen.co.kr
[사진] 시애틀=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