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이었다".
3번 타자 선발 데뷔전을 치른 구자욱(삼성)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구자욱은 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NC와의 홈경기에 3번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경기 전 "3번 타자 멋지지 않느냐"고 잔뜩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4타수 무안타 1타점 1득점에 불과했다.
구자욱은 13일 경기를 앞두고 "최악이었다. 어제(12일)는 타순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3번에 대한 부담보다 컨디션 자체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도 어제 다른 선수들이 잘 쳐서 덜 미안하다. 대신 오늘 정말 잘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이날 삼성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그라운드에 나와 특타 훈련을 소화하는 등 전날의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그래서 일까. 구자욱은 "오늘은 괜찮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늘 그렇듯 구자욱에게 타순은 숫자일 뿐. "어느 타순이든 잘 치고 싶은 건 다 똑같다. 4번 타자든 8번 타자든 못 치고 싶은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이왕이면 다홍치마. 구자욱은 "솔직히 중심 타선이 더 좋다. 3번 얼마나 멋진가. 3번 타자로서 책임감도 그만큼 크다. 잘했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리드오프로서 만점 활약을 펼쳤던 그는 "나보다 (배)영섭이형이 훨씬 더 낫다"고 엄지를 세웠다. 선구안, 주루 능력 등 여러 부분에서 배영섭이 1번 타자로서 제 격이라는 게 구자욱의 설명.
그렇다면 3번 타자로서 갖춰야 할 부분은 어떠할까. 구자욱은 "3번 타자로서 장타 능력 등 많이 부족하다. 중장거리 타자가 돼야 하는데 아무래도 갖다 맞추려는 습관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구자욱에게 만족이란 건 없다. "지난해 롯데전서 5안타 쳤을땐 딱 한 번 만족스러웠다. 예를 들어 4타수 4안타를 칠 수 있었는데 4타수 3안타에 머물렀다면 한 타석이 아쉬울 수 밖에 없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