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가 참 잘했어".
지난 12일 대전 한화-두산전에는 보기 드문 더블 플레이가 나왔다. 6회말 한화 공격에 무사 만루에서 장민석이 1루 땅볼을 쳤다. 두산 1루수 오재일이 홈으로 던져 3루 주자를 잡은 포수 양의지가 1루가 아닌 3루로 기습적인 송구를 했고, 2루 주자 윌린 로사리오마저 잡아냈다.
로사리오는 양의지의 송구를 미처 예상하지 못한 채 2루에서 3루로 슬라이딩 없이 서서 들어갔고, 양의지의 송구가 빠르게 들어와 포스 아웃을 이끌어냈다. 3-2-5로 연결되는 흔치 않은 더블 플레이로 한화는 추격 흐름이 끊겼다. 무사 만루에서 추가점을 내지 못하며 두산에 경기를 넘겨준 것이다.

13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성근 한화 감독은 전날 상황에 대해 "로사리오가 안일했던 게 아니라 양의지가 참 잘한 것이다"고 칭찬했다. 상대팀이지만 센스 있는 플레이로 추격을 차단한 것에 높이 평가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희한한 더블 플레이가 나왔다"며 웃은 뒤 "2루 주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보통 1루에 먼저 신경을 쓰는데 3루로 던지더라. 본인한테 물어봐야 알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두산 강석천 수비코치도 "의지가 겉으로 보기와 다르게 센스가 좋다. 그런 판단을 하기 쉽지 않다"고 칭찬했다.
양의지는 "오재일이 홈으로 송구했을 때 1루를 봤는데 비어 있었다. 주저하지 않고 3루에 승부를 걸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송구했다"고 말했다. 2루수 오재원의 1루 베이스 커버가 조금 늦었는데 이 순간 크게 고민하지 않고 과감하게 3루로 송구하는 판단 능력을 보여줬다.
적장도 칭찬한 양의지의 센스 있는 플레이. 명실상부한 KBO리그 최고 포수로 인정받는 모습이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