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했다. 물기 없는 고구마를 입에 가득 넣고 먹는 것 같았다. 상쾌함을 안길 사이다가 필요했다. 이동국(전북 현대)과 송시우(인천 유나이티드)의 득점포가 사이다의 역할을 했다.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승리가 절실했던 전북과 인천은 초반부터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답답함이 느껴졌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지만 좀처럼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하지 못했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과 달리 지켜보는 관중들은 지루했다.
소위 '고구마'와 같은 경기. 답답함을 풀어줄 사이다가 절실했다. 그러나 사이다 역할을 할 화끈한 공격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중원에서의 공방전과 박스 밖에서 시도하는 슈팅만 나올 뿐이었다. 상대가 쩔쩔매는 슈팅은 나오지 않았다.

관중들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 같은 무승부라도 득점 없는 무승부는 최악의 결과였다. 그러나 선수들은 관중에게 최악의 결과를 안기지 않았다. 늦은 시간이지만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득점포를 가동해 답답함을 풀어주었다.
시작은 이동국의 발 끝에서 나왔다. 이동국은 후반 38분 이종호의 헤딩 패스를 가슴으로 받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인천의 골문을 흔들었다. '발리 장인'이라 불리는 이동국답게 화려한 슈팅이었다.
패색이 짙어진 인천은 적극적인 공격을 해야 했다. 최전방의 케빈에게 긴 패스를 때려 기회를 노렸다. 끝까지 공격을 시도한 인천은 후반 45분 기회를 잡았다. 케빈의 헤딩 패스를 받은 송시우가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해 골대 구석에 꽂혔다. 인천팬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결과는 1-1. 전북과 인천은 0-0과 똑같이 승점 1점씩을 획득했다. 두 팀이 원하던 결과는 아니었다. 그러나 경기장을 찾은 1만 1176명의 관중들은 82분 동안의 답답함을 단 번에 씻어주는 두 차례의 골을 보고 기분 좋게 돌아갈 수 있었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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