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 히어로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제가 됐네요”
이대호(34, 시애틀 매리너스)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이대호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세이프코 필드에서 벌어진 2016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투런홈런으로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팀은 5연패 탈출.
그는 팀이 2-2로 맞서고 있던 10회말 2사 1루에 애덤 린드의 대타로 출전했다. 볼카운트 2S에서 좌완 제이크 디크먼의 빠른 투심 패스트볼(97마일)이 들어왔고, 이대호의 방망이에 걸린 공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투런홈런이 됐다. 그의 시즌 2호 홈런이자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대타 홈런, 연장전 홈런, 끝내기 홈런이었다.

경기를 마친 그는 “(팀이 5연패 중이라)히어로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내가 됐다”며 신기하다는 반응부터 보였다. 전날 0-8 진 후 선수단 미팅까지 하며 승리를 다짐했던 시애틀은 이대호의 홈런으로 비로소 1승을 챙길 수 있었다.
이대호는 이어 “왼손 투수가 나오면 출전은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홈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2스트라이크라 가볍게 치려고 했고, 전에 한 번(12일) 만나봐서 빠른 볼 투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라고 홈런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가장 기쁜 것은 팀의 연패 탈출이다. 이대호는 “끝내기를 친 것보다 팀의 5연패를 끊어서 너무 좋다. 연패 중에도 다들 열심히 하고 있었다. (메이저리그) 첫 홈런은 언젠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끝내기는 생각도 못했다. 오늘이 더 좋다”고 말을 계속했다.

끝내기 순간 동료들과 하나가 된 것도 보기 좋은 광경이었다. 이대호는 “끝내기를 처음 쳤는데, 선수들이 맥주를 부어주더라. 많이들 부어줘서 고마웠다.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 안 좋을 때도 있겠지만 가끔 이런 날이 오는 게 보상인 것 같다. (이런 일이 있어) 더 노력하게 된다”는 말로 빅리그 데뷔 첫 끝내기가 가져다준 감격적인 기분을 표현했다. /nick@osen.co.kr
[사진] 시애틀=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