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이재원, 믿음으로 동반 성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4.14 10: 53

이재원, 김광현 전담 포수로 ‘가치 재발견’
김광현, 이재원 리드 속에 ‘포피치 진화’
SK 핵심 선수들인 이재원(28)과 김광현(28)은 지명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청소년 대표 주전 포수 출신인 이재원은 리그 최고의 포수가 될 수 있다는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1년 뒤 입단한 김광현은 좌완 최대어였다. 1년의 시차를 두고 나란히 SK의 1차 지명을 받았다.

우여곡절이 있었다. 김광현은 리그 최고 에이스 중 하나로 성장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반면 이재원은 팀의 쟁쟁한 베테랑 포수 사이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두 선수가 배터리를 이뤄 리그를 호령할 것이라는 SK의 구상은 시간이 꽤 걸렸다. 하지만 지금, SK는 당시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실감하고 있다. 시너지 효과를 통해 두 선수 모두가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포수 이재원’의 가치를 재발견시키는 데 공헌했다. 이재원은 군에서 제대한 뒤에도 주전 포수 정상호에 밀린 백업이었다. 타격이 워낙 좋아 지명타자로 나섰지만 마음 한켠에는 포수에 대한 미련이 항상 남아있었다. 그런 이재원이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어찌 보면 김광현이 큰 지분을 차지했다. 김광현과 호흡을 맞추면서 서서히 입지를 늘려가기 시작했던 기억이 있다.
이재원은 2014년부터 정상호의 휴식시간에 김광현 전담포수로 나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상호와는 다른 리드 패턴으로 주목 받았다. 공격적인 리드를 펼쳤는데 김광현과 호흡을 맞췄을 때 성적이 좋아 아예 전담으로 눌러 앉았다. 김광현이 2014년 6월 14일 잠실 LG전에서 1455일 만에 완투승을 거뒀을 때의 포수도 이재원이었다. 그렇게 이재원은 귀중한 포수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차츰차츰 영역을 확장한 끝에 올해는 주전 포수로 자리를 굳혔다.
공교롭게도 이제는 이재원이 김광현의 ‘재발견’을 돋는 모습이다. 올해 개막전(1일 인천 kt전)에서 부진했던 김광현은 이후 2경기에서 14이닝 동안 1실점 역투를 펼치며 2연승을 내달렸다. 13일 인천 KIA전에서는 7이닝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김광현이 잘 던진 것도 있었지만 이재원의 좋은 리드가 돋보였다. 경기 후 많은 코칭스태프도 김광현 못지않게 이재원을 칭찬할 정도였다.
전형적인 빠른 공-슬라이더 투피치 위주의 투수였던 김광현은 구종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커브에 공을 들였고 지난해부터는 체인지업 비중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이런 김광현의 변화를 돕는 선수가 바로 이재원이다. 두려움보다는 적극적인 사인을 내 김광현의 나머지 두 구종이 실전에서 빛을 발할 수 있게 돕는다.
13일 눈길을 끌었던 것은 김광현의 다양한 구종 구사다. 김광현은 이날 108개의 공 중 포심패스트볼(40개), 슬라이더(35개), 커브(21개), 체인지업(12개)을 고루 섞어 던졌다. 상대 타자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커브는 범타를 유도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또한 지난해 스트라이크존에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던 체인지업도 12개 중 8개가 존에 형성되며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김광현 스스로도 자신감을 찾을 수 있을 법한 경기였다. 만약 이재원이 빠른 공과 슬라이더만 요구했다면 경기 결과는 차치하더라도 김광현의 ‘짜릿한 손맛’은 없었을 수도 있었다. 김광현도 경기 후 커브와 체인지업 구사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이재원에게 공을 돌렸다. 김광현은 “(서로간의 의사소통에서) (이)재원이형이 싫다고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라면서 “재원이형의 유도가 좋았고 다행히 내가 잘 따라갈 수 있었다”라며 고마워했다.
이재원은 이날 리드에 대해 “전체적으로 커브와 체인지업의 제구가 좋아 많이 썼다. 처음에는 체인지업이 조금 빠졌는데 내가 앉는 위치를 조금 바꾸니 좋아지더라. 체인지업을 섞으면 전체적인 경기 체력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김)광현이 제구가 전체적으로 좋아졌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경험은 김광현은 물론 이재원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믿음으로 함께 성장하는 두 선수다. SK의 전력도 그만큼 강해지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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