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묘한 주루플레이로 젊은 선수들 역동적 야구 동참
2000안타·300도루 유력...KBO리그 통산 2호 대기록
“내가 잘하고 재미있어 하는 부분이다. 한 번 봐라. 자신 있다.”

다소 의외였다. 프로 15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베테랑이 뛰는 야구의 중심에 설 것을 다짐했다. 그리고 이는 현실이 되고 있다. LG 트윈스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37)이 절묘한 주루플레이로 그라운드를 휘젓는 중이다. 도루왕을 차지했을 때의 스피드는 아니지만, 상대 배터리의 틈을 파고 들면서 베이스를 훔치곤 한다.
시범경기부터 심상치 않았다. 마치 젊은 선수들에게 도루란 무엇인지 지도하듯 뛰었다. 두산과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리그 정상급 포수 양의지를 흔드는 도루를 두 차례나 성공했다. 포수의 포구 동작을 보고 딜레이드 스틸을 만들었다.
지난 13일 잠실 롯데전서도 비슷한 플레이가 나왔다. 1회부터 틈이 보이자 센스 있는 스킵동작으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5회에는 2루타를 터뜨린 후 1사 2루에서 폭투에 거침없이 뛰어 3루를 밟았다. 도루로 기록되지는 않았으나 집중력이 없었다면 나올 수 없는 모습이었다. 1사 3루 찬스에서 히메네스의 적시타가 터졌고, 박용택은 이날 경기 LG의 마지막 득점을 올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두 차례 40도루 이상을 하고 도루왕도 차지했던 박용택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루플레이보다는 타격으로 관심을 많이 받곤 했다. 박용택은 지난해 리그 최초 4년 연속 150안타 이상을 달성했고, 7년 연속 3할과 100안타 이상을 기록 중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안타머신’의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 잡았다. 매 시즌 타석에서 시계를 거꾸로 돌리면서 통산 다섯 번째 2000안타 클럽 가입도 유력한 상황이다.
그런데 박용택은 도루에 있어서도 엄청난 숫자를 찍고 있다. 통산 도루 297개로 올 시즌 중 300개 돌파가 확실시 된다. 리그 역사상 300도루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오직 9명. 올 시즌 박용택은 2000안타와 더불어 10번째 300도루 클럽 가입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2000안타와 300도루를 모두 달성한 이는 NC 전준호 코치가 유일하다.
LG는 올 시즌에 앞서 ‘역동적인 야구’를 강조했다. 드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만큼, 장타력보다는 젊은 선수들의 스피드로 득점을 쌓으려 한다. 시범경기 기간 도루성공과 도루시도 횟수 모두에서 압도적인 1위에 올랐고, 정규시즌에도 경기당 도루 1개 이상을 성공 중이다. 박용택도 젊은 선수들의 질주에 동참했다. 박용택은 정규시즌에 앞서 시범경기에서 꾸준히 도루를 성공한 것에 대해 “내가 잘하고 재미있어 하는 부분이다. 한 번 봐라. 자신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박용택은 스프링캠프에 앞서 2016시즌 목표로 ‘도루 30개’라는 다소 낯선 숫자를 내걸었다. 2012시즌 30도루를 찍었지만, 이후 3시즌 동안 도루 숫자는 13개 이하였기에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유지현 작전주루코치는 박용택의 목표설정 자체에 고마움을 전했다.
유 코치는 “용택이에게 고맙다. 솔직히 30대 베테랑 선수에게 30, 40도루를 바랄 수는 없다. 하지만 용택이가 이렇게 말해주면, 팀 전체적으로 자연스럽게 뛰는 분위기, 주루플레이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고참 선수가 열심히 뛰면, 젊은 선수들은 더 열심히 뛰게 되어 있다”며 “사실 야수들은 타격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신경 쓴다. 타격 다음은 수비, 주루플레이는 맨 마지막으로 등한시되곤 했다. 이번에 주루플레이 비중을 높이면서 야수진의 분위기도 바뀌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LG는 개막전부터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반복하고 있다. LG를 두고 하위권을 예상한 전문가들이 많았으나, 젊은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다크호스로 부상하려 한다. 물론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도 LG의 중심에는 박용택이 자리하고 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