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 선수 중 통산 안타가 가장 많은 선수는 로빈슨 카노(34)다. 그는 지난해 2000안타를 돌파했고, 2015안타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람 전체로 범위를 확대하면 카노보다 더 많은 안타를 누적한 이가 있다. 바로 현역 시절 투수들에게 가장 까다로운 타자로 첫 손에 꼽혔던 에드가 마르티네스 타격코치다. 시애틀 유니폼만 입고 18년간 빅리그에서 활동한 그는 지금도 시애틀에 있다. 통산 2247안타와 1283볼넷, 3할1푼2리의 타율과 출루율 4할1푼8리, OPS .933이라는 기록은 그의 위대함을 설명한다. 한 마디로 ‘타격의 달인’이다.
지난 시즌 중 팀의 정식 타격코치가 된 그는 타격코치 신분으로 2년째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세이프코 필드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연습 배팅을 지켜보다 벤치로 들어오던 그와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선구안을 향상, 유지시키기 위한 그의 노력은 대단했고, 또 기발했다. 현역 시절 어떤 특별한 훈련들을 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뒤집히는 카드를 구별해내는 연습을 하며 시각이 반응함에 따라 근육도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훈련했다. 그리고 빠른 속도의 공을 계속 봤다”고 밝혔다.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윙으로 이어질 수 있게 근육을 준비시키는 과정도 동반됐다.
이렇게 제대로 보고 잘 쳤기에 그는 아메리칸리그 출루율 타이틀을 3회(1995, 1998, 1999) 차지하고 10번이나 5위 내에 오를 수 있었다. 마르티네스의 훈련법은 이제 시애틀 선수들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그는 “팀 닥터가 (내가 했던 방법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코치로서의 생활이 어떤지 묻자, 그는 코치 생활에서 오는 새로움 대신 시애틀이 주는 익숙함에 대해 먼저 이야기했다. “알다시피 나는 여기(시애틀)에 오래 있었다. 그저 선수들과 함께하면서 도와주고 있을 뿐이다. 올해 우리 팀에는 잠재력 있는 선수들이 많이 있다. 특히 하위타선에 그런 선수들이 많다”는 것이 마르티네스의 설명이다.

플래툰으로 1루를 지키며 8번타자로 들어서는 이대호도 포함되는 것인지 되물었다. 그러자 마르티네스는 “이대호는 좌투수를 상대로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파워가 정말 좋은 선수다. 좋은 스윙을 가지고 있고, 운동을 열심히 한다. 타격하는 동작을 봐도 기술적으로 뛰어나다”라며 먼 곳에서 온 새로운 타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이대호는 달인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결과로 증명했다. 14일 세이프코 필드에서 텍사스와의 시리즈 마지막 경기 10회말 2사 1루에 대타로 나온 그는 끝내기 좌월 투런홈런으로 4-2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팀 5연패도 자신의 손으로 마감시켰다. 현재까지 나온 안타 3개 중 2개가 홈런이다. 마르티네스의 선구안은 은퇴 후 선수를 보는 눈으로 바뀌었다. /nick@osen.co.kr
[사진] 시애틀=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