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외국인 에이스 메릴 켈리(28)가 또 다시 좋은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7회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타선 지원도 받지 못해 또 다시 승운은 없었다. 내용에 비해서는 결과가 너무 냉정했다.
켈리는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6피안타 4볼넷 5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무려 118개였다. 그러나 팀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고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0-0으로 맞선 7회 흔들리며 4실점, 결국 패전 요건만 떠안은 채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왔다.
2일 인천 kt전(6이닝 2자책점), 8일 인천 LG전(8이닝 2실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던 켈리는 유독 터지지 않은 팀 타선 탓에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이날도 KIA 타선을 무난하게 막아가며 힘을 냈으나 만만치 않은 투구를 펼친 상대 선발 양현종에 막힌 타선은 켈리를 지원하지 못했다.

최고 구속은 150㎞로 쌀쌀한 날씨 탓인지 전체적인 구속은 평소보다 조금 낮았다. 제구가 살짝 빗나가는 경향도 있었다. 그러나 워낙 공에 힘이 넘쳤고 위기관리능력도 좋았다. 여기에 주무기인 체인지업 외에도 커브를 적절하게 섞어가며 위력을 배가시켰다.
1회에는 초반 좁은 스트라이크존에 다소 고전하며 선두 오준혁에게 볼넷을 내줬고 노수광의 희생번트로 1사 2루에 몰렸다. 그러나 김주찬을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필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1회 위기를 잘 정리했다. 2회에는 이범호를 3루수 땅볼로, 김주형을 루킹삼진으로 처리했다. 2사 후 김다원에게 중전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백용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추가 위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3회에도 선두 김민우에게 볼넷을 줬지만 오준혁 노수광을 연속 루킹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주찬의 깊은 타구는 유격수 고메즈의 어깨가 살리며 진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4회에는 필 이범호 김주형을 범타로 가볍게 요구했다.
5회에는 1사 후 백용환에게 2루타를 맞아 이날 첫 장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김민우와 오준혁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고 위기를 넘겼다. 6회에는 선두 노수광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김주찬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것에 이어 노수광을 견제사로 처리하고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타선이 1점도 뽑아주지 못했고 여유가 없었던 켈리는 7회 무너졌다. 선두 이범호에게 볼넷을 허용한 것에 이어 김주형에게 우중간 안타, 김다원에게 다시 볼넷을 내주고 무사 만루에 몰렸다. 백용환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대타 김원섭과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좌전 적시타를 맞고 이날 첫 실점했다.
이미 투구수가 110개가 넘어선 상황에서 힘이 떨어진 켈리는 결국 오준혁에게도 중전 안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결국 118개의 공을 던진 켈리는 채병룡으로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채병룡이 2사 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켈리의 자책점은 4점으로 불어났다. 경기 내용에 비해서는 가혹한 기록지였다. 다만 타선이 7회 4점을 곧바로 만회해 패전투수는 되지 않았다. 진작 터졌으면 더 좋았을 법했지만 항상 자기 뜻대로 되지는 않는 게 야구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