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악몽 7회’ 켈리-양현종, 아무도 웃지 못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4.14 22: 16

6회까지 잘 던졌지만 7회가 문제였다. 메릴 켈리(28, SK)와 양현종(28, KIA)이 모두 잘 던지고도 끝내 승리투수 요건은 갖추지 못했다. 첫 승까지 꽤 기나긴 여정이다.
켈리와 양현종은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맞대결을 가졌다. 주중 3연전 위닝시리즈의 향방을 가늠하는 경기라는 중요성이 있었다. 여기에 두 선수의 시즌 첫 승도 달려 있었다. 두 선수는 앞선 2경기에서 비교적 잘 던지고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팀,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라도 이날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다.
6회까지는 두 선수 모두 나무랄 곳이 없는 피칭이었다. 켈리는 이날 최고 150㎞에 이르는 빠른 공과 변형 패스트볼(투심, 커터), 그리고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커브까지 적절하게 활용했다. 특히 평소에는 체인지업에 비해 결정구 활용도가 낮았던 커브가 톡톡한 재미를 봤다. 낙폭은 조금 작지만 빠르게 떨어지는 커브에 KIA 타자들이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양현종도 만만치 않았다. 빠른 공 최고 구속은 145㎞에 그쳤지만 워낙 제구가 좋았다. 좌우 스트라이크존을 꽉 차게 공략하는 로케이션은 일품이었다. 여기에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물론 올해를 앞두고 공을 들인 체인지업까지 호조를 보였다. 이날 양현종의 체인지업 제구는 아주 좋았다. SK 타자들이 거의 손을 대지 못했다.
두 선수의 호투 속에 양팀은 6회까지 이렇다 할 기회 한 번 잡아보지 못하고 전광판에 0만 그렸다. 하지만 쌀쌀한 날씨, 그리고 팽팽한 경기가 계속되다보니 두 선수도 한계투구수에 이르러서는 점차 힘이 떨어지고 있었다. 결국 7회 4실점(켈리)와 3실점(양현종)하며 결과적으로는 모두 승리 요건을 날렸다. 내용에 비해서는 실점이 많은 기분을 지울 수 없는 경기였다.
켈리는 7회 초구 승부에 실패했다. 이날 켈리는 비교적 좁은 스트라이크존에서 우타자 몸쪽의 승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결국 이범호 김주형 김다원 백용환과의 초구 승부에서 모두 볼을 던지며 카운트 승부가 어려워졌다. 적시타를 맞은 대타 김원섭, 그리고 오준혁과의 승부에서도 초구는 볼이었다. 공에 힘이 떨어져 정면승부를 벌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양현종은 로케이션이 흔들렸다. 고메즈에게 맞은 체인지업은 한가운데 몰렸고 김성현에게 맞은 안타도 역시 너무 정직하게 들어왔다. 이미 2개의 안타를 허용 중이었던 김강민에게 적시 2루타를 맞는 과정도 좋지 않았다. 조동화, 대타 이대수를 내야 땅볼로 유도했지만 그 사이 주자들이 착실히 홈을 밟아 실점은 3점이 됐다. 후속 투수 김윤동이 최정과 정의윤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동점을 내줘 양현종의 승리투수 요건도 사라졌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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