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적인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시애틀 매리너스의 스캇 서비스 감독은 이대호(34)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이미 그에 대해 많은 것을 파악하고 있다.
이대호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세이프코 필드에서 있었던 2016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대타로 나와 경기를 4-2로 끝내는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5연패에 빠져 있던 시애틀의 서비스 감독도 이대호의 한 방에 웃을 수 있었다.
이날 경기 후 스캇 서비스 감독을 취재한 한 일본 기자에 따르면 이대호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왔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기술적인 부분에서부터 성격까지 폭넓은 부분을 언급했다.

경기가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서비스 감독은 “스프링캠프가 막 시작됐을 무렵에는 빠른 볼에 대응할 수 있을지 불안한 부분이 있었다. 레그 킥과 스윙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여 빠르게 공을 때리는 것이 어떨까 했지만 잘 적응했다”고 밝혔다.
그가 우려했던 것은 배팅 타이밍 하나였다. 좋은 타이밍에 타격해야 질 좋은 타구가 나오기 때문이다. 파워는 처음부터 인정했다. “정확하게 맞으면 타구를 멀리 날릴 수 있는 파워는 (처음부터)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는 것이 서비스 감독의 설명이다.
대타 끝내기 투런홈런에 대해서도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루키지만, 이대호는 우리나이로 서른다섯이다. 서비스 감독은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그 공을 어떻게 쳤는지는 그의 국제대회 출전 경험들이 말해준다”는 평가를 내렸다.
흥미로운 점은 성격과 적응력에도 합격점을 줬다는 것이다. 서비스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와 비교해 침착해졌다”고 한 뒤 “느긋하면서도 밝은 성격을 지녔다. 모르는 척하고 있을 때도 있는 것 같지만 생각보다 영어로 말도 잘할 수 있다. 팀에 잘 녹아들고 있고, 계속 홈런을 치면서 더욱 적응할 것이다”라는 말로 이대호의 성격을 묘사했다.
특히 재미있는 부분은 알면서도 알아듣지 못하는 척을 하는 것 같다는 서비스 감독의 짐작이다. 1할대 타율에 허덕이고 있는 케텔 마르테에 대해서도 “괜찮은 출발을 하고 있다”고 할 만큼 언제나 언론 앞에서 선수들을 칭찬만 하지만, 실제로는 면밀히 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대호가 자기 말을 알아듣고도 모르는 척한다는 그의 생각이 사실이든 아니든 상당히 재미난 점이 아닐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관찰 결과 이대호에 대한 생각이 더욱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점이다. 서비스 감독은 “이대호는 지금까지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좌완 선발투수 상대 1루수는 그의 것이다”라며 앞으로도 꾸준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