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부상자 관리
폭넓은 기용...승부처는 시즌 막바지
“결국 승부는 시즌 후반에 난다고 본다. 그만큼 선수에게 아주 작은 문제가 생겨도 완전히 낫게 한 다음 출장시킬 것이다.”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144경기 장기레이스에 대한 해답을 내놓았다. 지난해 팀 전체가 부상병동으로 신음한 만큼, 보다 꼼꼼하게 선수들의 상태를 체크하고 출장여부를 결정짓는다. 당장의 1승보다는, 인내를 통해 마지막에 웃는 자가 되려고 한다.
LG는 지난 14일 잠실 롯데전에서 이색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이병규(7번) 이천웅 오지환 정상호를 선발라인업에서 제외했고, 이형종과 황목치승을 선발출장시켰다. 최근 3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했던 서상우도 지명타자로 나갔다.
양 감독은 “오늘 선발출장하지 않은 선수들 모두 큰 부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병규는 상대가 좌투수를 내보내는 만큼, 하루 쉬어가기로 했다. 천웅이는 그동안 꾸준히 선발출장했다. 한 번쯤은 체력을 관리해줘야 한다고 봤다. 지환이도 몸을 잘 만들어서 1군에 합류했으나 한 달 동안 재활에 치중한 만큼, 체력적으로 관리가 필요하다. 상호도 어제 선발 출장했지만 당장 이틀 연속 선발 출장시키는 것은 힘들 수 있다고 봤다”고 전했다.
이날 LG는 주축선수들이 빠지면서 0-9로 롯데에 완패를 당했다. 하지만 이미 주중 3연전 앞선 두 경기를 잡으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상태였다. 시즌 전적도 5승 4패였기 때문에 5할 승률 이상이 보장되어 있었다. 당장 롯데전에 전력을 쏟기 보다는 다가오는 한화와 원정 3연전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다.
사실 양상문 감독은 이전부터 선수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왔다. 불펜투수의 경우, 하루에 3번 이상 불펜투구를 못하게 했고, 3일 연투도 최대한 자제했다. 트레이닝파트에서 선수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보고가 올라오면, 그 선수에게 하루 더 휴식을 줬다.
그럼에도 LG는 지난해 최악의 부상악몽과 마주하며 9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5월말에 부상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며 매일 2군에서 선수들을 수급해야만 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함께 팀 성적 또한 하위권을 맴돌았다.
양 감독은 2015시즌을 마치고 “더 여유를 갖고 선수단을 운용했어야 했다”면서 “개막전에 앞서 병규(7번)가 담증세로 경기에 나가지 못하게 됐을 때, 아예 병규를 2군으로 내렸어야 했다. 병규가 우리 팀의 4번타자고 시즌 전 준비를 잘했다고 봤기 때문에 병규를 팀에 놔뒀는데 그게 시즌 전체적으로는 병규에게 독이 됐다. 만일 당시 10일을 푹 쉬고 시즌에 임했으면 이렇게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병규는 2014시즌 팀 내 최다홈런과 최다타점을 기록하며 4번 타자로 올라섰다. 하지만 2015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목에 담이 오면서 선발 출장하지 못했다. 개막 2연전을 건너뛰고 다음 3연전부터 선발 출장했지만, 일 년 내내 지독한 슬럼프와 부상에 시달렸다. 결국 이병규는 당해 70경기만 소화했고, 7월말 옆구리 통증으로 시즌아웃됐다. 양 감독은 올 시즌 이병규를 일주일 내내 선발 출장시키기보다는 하루 정도는 벤치에서 쉬어가게 할 계획이다.
이병규 뿐이 아니다. 양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완전히 몸이 올라오지 않은 정상호를 마무리포수로 기용해왔다. 정성훈과 임훈도 이상 증세가 발견되자마자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작은 부상일지라도 10일의 회복기간을 통해 확실히 나은 상태에서 경기에 출장시킨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는 백업선수들의 대한 자신감도 있다. 양 감독은 “경기에 나가는 선수와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들 모두 어느 정도는 경기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며 “올 시즌 젊은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이를 꾸준히 이어가고 싶다. 팀 내부적으로는 젊은 선수들이 지난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맞춤형 훈련이 임한 게 기량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정작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 실력을 발휘할 수 없다. 선수들을 골고루 쓰면서 기용폭을 넓게 유지할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덧붙여 시즌 막바지를 승부처로 봤다. 양 감독은 “결국 승부는 시즌 후반에 난다고 본다. 그만큼 선수에게 아주 작은 문제가 생겨도 완전히 낫게 한 다음 출장시킬 것이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LG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2013시즌과 2014시즌 모두 최종전까지 순위가 확정되지 않아 혈투를 펼쳤다. 2013시즌에는 2위를 놓고 두산·넥센과 물고 물렸고, 2014시즌에는 4위 한 자리를 놓고 SK와 경쟁했다. 2015시즌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으나, 9월초까지 5위와 3, 4경기 차이를 유지했다. 하지만 당시 LG는 이미 너무 많은 주축 선수들이 엔트리에서 빠진 상황이었다. 강하게 엑셀을 밟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LG는 2주 안으로 100% 전력을 가동할 태세다. 새 외국인 선발투수 코프랜드가 다음주 KBO리그 데뷔전에 나설 예정이며, 봉중근도 꾸준히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장하고 있다. 양 감독은 눈앞의 1승을 쫓기보다는, 팀 전체가 안정됐을 때 강공 드라이브를 걸려고 한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