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 유희관, 제구력 찾자 '느림 미학' 되살아났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04.15 21: 29

 두산 투수 유희관(30)이 다시 '느림의 미학'을 되찾았다.
유희관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과의 홈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12.46이었다. 8⅔이닝을 던져 12실점, 19피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이날은 판이하게 달랐다. 지난해 18승을 거둘 때 모습을 완벽하게 되찾았다. 최고 구속은 132km에 그쳤으나(사실 130km가 넘는 공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직구 대부분이 120km 후반이었다), 115~122km의 느린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으로 찔렀고, 완급조절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어냈다. 6⅔이닝 3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7.05로 대폭 끌어내렸다.
앞선 두 차례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절치부심했고, 집중력이 남달랐다. 1회 배영섭-박해민-구자욱 을 외야 뜬공 3개로 삼자범퇴 처리했다. .
2회에는 삼성 중심타선 상대로 내야 땅볼 3개를 차례로 유도했다. 2루수 땅볼(최형우), 유격수 땅볼(발디리스)에 이어 백상원을 2루수 땅볼로 이끌었으나 오재원의 실책이 나오고 말았다. 동료의 실책 뒤 이영욱을 삼진으로 잡아 깨끗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에도 삼자범퇴. 4회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이후 클린업 트리오를 범타로 처리해 위기를 허용치 않았다.
6회까지 피안타는 단 2개, 유희관은 삼성 타자들이 2루를 밟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7회 투구수가 90개를 넘어가면서 다소 지친 기색을 보였다. 집중력이 경기 초반만 못하고 제구력이 흔들렸다.
선두타자 구자욱의 타구를 1루수 오재일이 알까기로 놓치지 않았다면 7회도 일찍 끝났을 것이다. 2사 2루에서 삼성의 3연속 대타 작전에 볼넷을 연거푸 허용하고 실점하고 말았다. 조동찬을 볼넷, 김재현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처음으로 점수를 내줬다(비자책). 이지영을 볼넷으로 내보내자 투구수는 딱 100개가 됐다. 정재훈이 2사 만루에 올라와 3구삼진으로 잡으면서 유희관은 실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두산은 이날 1승을 추가한 것도 반갑지만 유희관이 살아난 것이 더 큰 소득이었다. /orange@osen.co.kr
[사진] 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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