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악몽이 반복되고 있다. 좀처럼 답이 보이지 않는다. 한화 이글스 마운드가 이번에도 맹폭을 맞고 무너졌다.
한화는 15일 대전 LG전에서 2-18로 대패, 4연패에 빠졌다. 외국인 선발투수 마에스트리를 내세웠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마에스트리는 물오른 LG 타선에 난타를 당했고, 마에스트리 이후 올라온 불펜투수들도 쉴 틈 없이 얻어맞았다. 시즌 전 우승후보로 꼽혔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무기력한 투수진이다.
사실상 승부는 2회에 결정됐다. 마에스트리는 2회초 첫 타자 히메네스에게 죄월 솔로포를 맞은 뒤 1사 만루에서 정주현에게 좌월홈런을 허용했다. 변화구가 제구되지 않았고, 패스트볼의 구위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피해만 갈 수도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야진도 실책성 플레이를 반복했다. 궁지에 몰린 마에스트리는 3회초에도 3실점. 3이닝 9실점(7자책)을 기록한 채 마운드서 내려갔다.

한화 마운드는 9회까지 매 이닝 실점, 끝까지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총 19안타를 맞았고, 홈런만 4개를 허용했다. 전날 대전 두산전에 이어 이틀 연속 10점차 이상 대패, 홈 팬들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
대패보다 큰 충격은 마에스트리의 부진이다. 이제 겨우 12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마에스트리는 현재 한화 선발진에서 유일하게 5회 이상을 소화해본 투수였다. 마에스트리는 지난 10일 NC전에서 6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팀에서 유일한 퀄리티스타트와 선발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마에스트리를 제외하면 한화 선발투수 중 누구도 긴 이닝을 보장할 수 없는 상태다.
결국 앞으로의 경기들도 험난해졌다. 1선발 로저스는 5월 복귀 예정이며 이태양과 심수창도 아직 완벽하게 준비가 안 됐다. 이날 경기에 앞서 김성근 감독은 “사실 4월 목표로 10승 12패를 잡았었다. 미달된 상황이긴 하다. 그런데 지금은 올릴만한 투수가 몇 명 없다. 선발투수들이 빨리 와야 한다”고 긴 한숨만 내쉬었다. 마에스트리의 부진과 함께 김 감독은 다시 한 번 불면의 밤을 보낼 듯하다. / drjose7@osen.co.kr
[사진] 대전 =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