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데뷔 첫 승에도 팀 생각
“팀에 도움 되고 싶은 마음 뿐”
kt 위즈 투수 홍성용(30)이 우여곡절 끝에 통산 첫 승을 올렸다. 남들에겐 쉬운 1승일지 모르지만, 홍성용은 프로 데뷔 후 11년 만에 거둔 뜻 깊은 승리였다.

홍성용은 지난 1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⅔이닝 무실점 호투로 데뷔 후 처음 승리 투수가 됐다. 상황에 따라 승리 요건이 주어지는 구원 투수지만 뜻 깊은 날이었다. 홍성용은 지난 2005년 LG의 2차 5라운드(35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고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이후 일본 독립 리그를 전전한 끝에 투수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KBO리그로 돌아왔다.
2014시즌을 앞두고 NC 다이노스에 입단한 홍성용은 그해 22경기에 출전해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시즌 초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무려 프로 데뷔 10년 만에 밟은 1군 무대였다. 하지만 1군 무대에 확실히 자리 잡지 못했고 지난해 트레이트를 동해 kt로 이적했다. 그리고 42경기에 등판해 4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86의 기록. kt 창단 이후 처음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한 투수였다. 이제는 조연이 아닌 어엿한 필승조 투수였다.
올 시즌 앞두고는 더 많은 준비를 했다. 사비를 털어 해외 전지훈련을 갔고 누구보다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 올렸다. 홍성용은 “더 잘 하고 싶었다. 작년보다 더 잘 해서 1군 풀타임을 뛰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14일 넥센전에선 생애 첫 승리 투수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그런데 ‘첫 승을 하겠다’라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작년에도 기회는 있었지만 그건 실력과 운이 있어야 한다”면서 “팀이 이게는 게 중요하다. 조범현 감독님과 정명원 코치님이 믿고 맡겨 주시는 것에 감사하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데뷔 첫 승보다는 깔끔하게 막지 못했던 경기가 먼저 생각났다. 홍성용은 13일 넥센전에서 선발 주권(4⅔이닝)에 이어 등판했고 주자들의 득점을 허용했다. 이후 6회에는 선두타자 김하성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6-6 동점이 됐다. 그는 “나 때문에 연장을 갔다. 잘 끊어줬어야 했는데 투수 소모가 많아졌다. 팀이 힘들지 않게 이길 수 있었다. 못 막았는데도 다음 날 또 믿고 맡겨주셔서 잘 끊고 싶었다. 분위기를 넘기지 않으려 했다”라고 말했다.
14일 경기에선 1⅔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와 함께 첫 승도 따라온 것이다. 홍성용은 “전날 실점해서 다음 날도 꼭 나가고 싶었다. 정명원 코치님께서 ‘괜찮다. 오늘 또 나갈거니까 자신 있게 1이닝을 막아라’라고 해주셨다. 항상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중요한 순간에 등판하다보니 배우는 것도 많아졌다. 홍성용은 “계속 등판하니 공부가 되고 감독님, 코치님이 요구하시는 것을 알 것 같다. 좋은 경험을 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kt는 홍성용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새 기회를 얻었고 1군에서 꽃피울 수 있었던 팀이다. 홍성용은 “정말 감사하다. LG 입단했을 때 계셨던 나도현 운영 팀장(현 kt 운영 팀장)님도 분명 kt에 오는데 도움을 주셨을 것이다. 구단 관계자 분들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저를 데려왔을 것이다. 또 기회를 계속 주셨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감사를 전해야 할 야구인들도 한, 두 명이 아니다. 홍성용은 “김경문 감독님, 박찬호 선배님도 너무 감사드린다. 김경문 감독님은 저한테 기회를 주셨다. 보답하지 못했지만 나에게 은인 같으신 분이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한 홍성용은 “조 감독님과 정 코치님이 계셔서 지금의 내가 있다. 업적도 없고 훌륭한 선수도 아니지만 기회를 주셨다”라고 덧붙였다.
홍성용은 이제 1군 전력으로 자리 잡았지만 스스로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1~2군을 오가는 선수들과 똑같은 과정에 있다. 2군에 저보다 훌륭한 투수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먼저 기회를 주셨고 그걸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매 경기가 저한테는 간절하고 소중하다. 1군에서 던지고 있는 이런 날이 올 줄도 몰랐다”라고 말했다.
홍성용의 개인 목표는 없다. 오로지 팀에 보탬이 돼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바람이다. 그는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정말 그 마음 하나다.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있다. 마운드 위에서도 매번 속으로 ‘혼을 담아 던진다’라는 생각을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홍성용은 “(박)경수 형을 필두로 선수단 분위기가 너무 좋다. 팀 성적에 욕심이 난다. 어려운 상황을 막아내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덧붙였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