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징크스'라는 말은 해당되지 않는 듯 하다. 삼성 구자욱(23) 이야기다. 그런데 류중일 삼성 감독은 그를 향해 냉정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구자욱은 지난해 혜성같이 떠올라 신인왕을 차지한 삼성의 새로운 스타다. 잘 생긴 외모에 실력까지 받쳐주면서 KBO리그에서 새로운 스타감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시즌 타율 0.349(전체 3위) 11홈런 17도루를 기록했다.
프로 데뷔 후 2군에서 2년간 뛰었지만 1군 무대는 지난해가 처음, 신인 자격으로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올해 '소포미어 징크스'(2년차 징크스)를 살짝 걱정케했다. 그러나 구자욱은 시즌 초반부터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15일까지 타율 0.333(45타수 15안타) 1홈런 3도루 7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순도 3번 중심타선으로 옮겨 배치됐다. 출장한 11경기 중에서 단 2경기에서만 안타가 없었다. 기록 상 흠잡을 곳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은 15일 두산과의 경기 전 '구자욱은 2년차 징크스와는 무관한 것 같다'라는 말에 "타율은 높을지 몰라도 타구 질은 좋은 편이 아니다"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그는 이어 "요즘 구자욱의 안타 타구를 보면 빗맞거나 배트 끝에 맞거나, 타구 방향이 좋아서 운이 따라 안타가 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기록은 좋을지 몰라도 내용은 썩 좋지 않다는 의미다.
이유는 있다. 류 감독은 "최근 구자욱이 타격을 보면 공을 자신의 히팅 포인트에 가져다놓고 때리지 못한다. 공을 받쳐놓고 치지 못하고 따라가면서 스윙을 하는 모양새다"고 지적했다. 그러다 보니 정타로 맞은 안타보다는 다소 빗맞은 안타가 많은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장타 보다는 단타 위주로 나오게 마련이다.
현재의 문제점을 냉철하게 지적한 류 감독은 그래도 칭찬을 덧붙였다. 그는 "구자욱이 일단 컨택 능력이 좋아서 잘 맞히는 편이다"며 "타자가 계속 컨디션이 좋을 순 없다. 컨디션이 바닥일 때는 갖다 맞혀서 안타를 억지로 만들고, 제 컨디션이 좋을 때는 자신있는 스윙으로 정타를 때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냉정한 류 감독의 발언을 되새겨보면 시즌 초반 구자욱의 컨디션이 그렇게 좋지 않음에도 안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제 컨디션을 점차 찾아간다면 구자욱의 방망이는 더 매서워질 것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