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했던' 신진호의 고별전과 '서울맨' 데얀의 200G 출장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6.04.16 15: 54

상암벌 극장의 주연 배우는 떠나는 신진호와 살아 있는 전설 데얀(이상 FC서울)이었다.
우승후보 FC서울이 당돌한 막내 수원FC의 5경기 연속 무패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서울은 1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6라운드 홈경기서 아드리아노, 신진호, 데얀의 연속골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뒀다. 개막전 패배 후 5연승을 달린 서울은 승점 15로 선두를 질주했다. 
신진호가 서울 홈팬들 앞에서 고별전을 치렀다. 최근 상무 입대를 확정한 신진호는 오는 18일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해 기초 군사훈련을 받는다. 신진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포항 스틸러스서 서울로 이적해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서울은 신진호의 노련한 볼배급에 힘입어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서 승승장구했다.

경기 전 만난 최용수 서울 감독은 곧 작별해야 하는 신진호 얘기를 꺼내자 "군대 가야 가는 거지"라며 보내기 싫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했다. 기대의 크기 만큼이나 아쉬움은 가득했다. "짧은 시간 팀에 이렇게 임팩트를 강렬하게 준 선수는 없었다. 신진호는 모든 걸 갖춘 선수다." 
적장인 조덕제 수원 감독도 신진호의 기량에 엄지를 들어 올렸다. "신진호 주세종 다카하기는 축구를 아는 세대들이다. 축구에 눈이 트고, 노련미가 생겼을 나이다. 서울은 다른 팀에 비해 미드필드의 기동력, 키핑력, 패싱력이 좋다."
신진호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서울의 중원을 책임졌다. 주세종, 다카하기와 함께 공수 연결 고리 역할을 도맡았다. 서울의 공격은 그의 발끝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올 시즌 내내 빛났던 신진호의 오른발은 1-0으로 앞서던 후반 6분 빛을 발했다. 아크서클 왼쪽에서 감아 찬 오른발 프리킥이 날카로운 궤적을 그리며 수원의 골네트 상단을 흔들었다. 서울 홈구장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동료들은 신진호에게 달려와 얼싸 안았다. 신진호는 경례 세리머니로 화답했다. 끝이 아니었다. 5분 뒤 신진호의 황금 오른발이 다시 한 번 번뜩였다. 박스 안에서 공을 절묘하게 위로 띄워 데얀의 아크로바틱한 추가골을 도왔다.
'서울맨' 데얀에게도 특별한 경기였다. 데얀은 지난 2007년 인천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잠시 중국 무대로 건너간 것을 제외하곤 줄곧 서울과 연을 맺었다. 2008년 서울로 이적해 올해까지 7시즌을 뛰며 199경기서 123골 33도움을 기록했다. 서울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200번째 경기서 의미 있는 골을 넣은 셈이다.
서울 식구들은 이제는 적으로 만날 신진호와 레전드 데얀의 합작골에 마음 한구석 묘한 감정을 느꼈을 테다. 그만큼 데얀과 신진호의 5연승 합작은 강렬했다./dolyng@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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