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부상 아픔 딛고 kt에서 새 출발
7년 만에 1군 엔트리 진입으로 도전
kt 위즈에는 사연 많은 선수들이 많다. 신생 구단인 만큼 이곳, 저곳에서 모인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16일 또 한 명의 사연 많은 선수가 모처럼 1군 무대를 밟았다. 바로 외야수 전민수(27)가 그 주인공이다.

덕수고등학교를 졸업한 전민수는 2008년 현대 유니콘스의 2차 4라운드(전체 27순위)로 프로에 데뷔했다. 개명 전 이름은 전동수. 고등학교 2,3학년 때만 해도 고교 최고 유망주 중 하나였다.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하는 등 재능을 보였다. 하지만 잇따른 부상에 신음했다. 고교 시절 다리가 부러졌고 2012년 말 경찰 야구단에서 제대를 앞둔 시점에서 어깨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이름을 바꿨던 이유도 부상을 떨쳐내고자 하는 마음에서였다.
이후 넥센에서 방출됐고 재활의 과정을 거쳐 지난 2014년 8월 kt에 입단했다. 퓨처스리그에선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시즌 93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9푼5리 8홈런 7도루 46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9경기에서도 타율 4할7푼4리(38타수 18안타) 5도루 7타점 7득점의 활약. 우여곡절 끝에 16일 수원 SK전에 앞서 1군에 등록됐다. 지난 2009년 이후 7년 만의 1군 무대였다.
16일 수원 구장에서 만난 전민수는 “어제(15일) 밤 부산 원정에 있었는데 이광근 퓨처스 감독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내일 올라간다’라고 말씀하셨다. 그 순간 심장이 덜컹하고 두근거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작년부터 준비를 정말 잘 했다. 아직까지 떨리고 그런 건 없다. 지금은 덤덤하다”라고 말했다.
전민수는 꾸준한 타격 성적에도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잘 하고 있어도 항상 부족한 면을 생각하고 더 채찍질했다. 지금 kt 외야 선수들이 너무 좋다. 디테일 부분을 신경 쓰려고 했다. 수비에서 좀 더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또 홈런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작전 수행 능력 같은 부분을 많이 신경 썼다”라고 설명했다.
넥센에서도, kt에서도 동료들은 발전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전민수는 “처음 넥센에 복귀했을 때도 외야진이 탄탄했다. kt에 와서도 놀랐다. (김)민혁이나 다른 어린 선수들이 너무 잘 해서 ‘쉽지 않겠다’라고 생각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또 kt는 훈련량이 정말 많다. 그런데 (김)사연이형 같은 경우는 경기도 뛰고 그 많은 훈련을 소화하고도 체력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 모습을 보고 ‘부족하다. 많이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지금 함께 하는 동료들도 힘이 된다. 하준호, 장성우 등은 청소년 대표를 같이 했던 동기들이다. 또한 전민수는 “(김)선민이, (문)상철이 다 같이 준비를 열심히 했다. 서로 응원도 많이 해준다. (김)동명이 형은 ‘1군에서 하고 싶은 걸 다 해봐라’며 조언도 해줬다”라고 말했다. 포수 윤요섭과도 인연이 있다. 전민수는 “요섭이형은 내 멘토다. 고등학교 때 덕수고에 와서 훈련하셨는데 거기서 처음 알게 됐다.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2군에 있을 때도 연락을 자주 해주셨다. 어제도 ‘드디어 왔다’라고 축하해주셨다”라고 전했다.
현대, 넥센 시절에 비하면 한 단계 성숙해졌다. 전민수는 “어렸을 땐 시기도 많이 했다. (서)건창이 같은 잘 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나는 재활 기간이 길어졌다. 하지만 그러면서 ‘모두에게 시기가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고, 내 갈 길을 충실히 가야한다고 생각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적은 기회도 소중하게 여기겠다는 다짐이다. 전민수는 “예전에는 1군에서 한 타석만 치고 2군에 내려오고 그런 시절도 있었다. 그 때는 불만도 많았다. 하지만 그 한 타석도, 한 경기도 기회였다. 그걸 불평하는 건 잘못됐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제 자신에게 찾아오는 한 타석의 기회도 소중하게 여기겠다는 게 전민수의 설명이다. 그는 “기회가 온다면 내 루틴대로 하겠다. 더 보여준다는 생각보다는 지금까지 준비해왔던 걸 보여주려고 한다”면서 “예전에 팬들에게 ‘대체 불가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는데, 한 번 해보겠다”라며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무려 7년 만에 찾아온 1군 출전 기회. 과연 전민수가 확실히 눈도장을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