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성남 FC 김학범 감독은 "공격이 최선의 수비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하지 않고 공격적인 선수 기용을 한 전북 현대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김학범 감독의 예상은 현실이 됐다. 경기 내내 화끈한 공격을 펼친 전북이 성남의 추격을 뿌리치고 승전보를 전했다.
16일 성남전을 앞두고 전북은 고민이 많았다. 4일 뒤 열리는 FC 도쿄(일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원정경기를 치러야 하는 전북은 모든 초점을 도쿄전에 맞췄다. 그러나 성남전을 포기할 수 없었다. 전북은 성남전에 앞서 열린 공식 경기 3경기서 2무 1패로 부진했다. 분위기 반전을 시킨 뒤 도쿄로 떠날 필요가 있었다. 일정 수준의 전력을 유지해야 했다.
전북은 주축 선수를 기용해야 했다. 이동국을 비롯해 로페즈, 이재성, 루이스, 김보경 등을 비롯해 수비진까지 출전이 가능한 모든 전력이 나왔다. 그런데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었다. 이호는 부상으로, 에릭 파탈루는 아직 팀에 적응하지 못해 빠졌다. 김보경과 이재성이 모두 수비적인 능력이 좋다고 하지만 분명 부담이 있는 기용이다. 성남에는 황의조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전북의 골문을 노리고 있었다.

전북이 가진 공격적인 능력을 극대화하려는 기용이었다. 위험도가 높았다. 그러나 전북은 자신의 선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춤하지 않았다. 더욱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다. 전북은 90분 동안 성남이 기록한 슈팅 8개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8개를 기록했다. 전북의 계속된 공격은 성남이 공격을 펼칠 기회를 빼앗았다. 전북의 공격에 눌린 성남은 효과적인 역습을 시도하지 못해 끝내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2골을 허용했지만 수비가 크게 흔들려서 내준 것은 아니다. 코너킥 상황에서 조재철의 재치있는 헤딩슛, 문전에서 티아고의 개인기가 만든 골이다. 다른 경기와 다르게 수비에서의 아쉬움은 덜했다. 반면 공격은 이번 시즌 어떤 경기와 비교해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 증거가 3득점. 전북이 이번 시즌 3골을 넣은 것은 성남전이 처음이다.
2011년 보였던 '닥공(닥치고 공격)'의 낌새가 보인다. 전북은 2011년 K리그를 넘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공격적인 운영으로 맹위를 떨쳤다. 당시 전북은 분명 공격에 초점을 맞추고 경기를 운영했지만, 상대 팀들이 공격에 시달리다가 반격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성남이 전북의 공세에 만회골을 넣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흐름에서는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 느낌을 주었다.
완벽한 건 아니다. 2011년의 전북은 상대의 역습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아직 전북은 수비에서의 조직력이 2011년에 비할 바가 아니다. 최강희 감독도 "득점 이후 운영을 잘하도록 요구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고 할 정도. 그러나 발판은 마련했다. 지금의 모습을 잘 유지한다면 5년 전의 강력함을 다시 갖출 수 있다. 최 감독은 "조금씩 좋아지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우리는 더 좋아져야 한다. 더 좋은 조합을 만들어야 한다"며 전북의 발전을 예고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