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이 경기의 향방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17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시즌 2차전 경기의 최고 변수는 ‘바람’이었다.
이날 새벽부터 전국적으로 순간 초속 20m가 넘는 강풍이 몰아치면서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마산구장 역시 경기 시작 전부터 강풍으로 인해 훈련에 애를 먹었다. 배팅 훈련 시 그라운드에 갖다 놓는 보호용 이동 그물망도 강풍에 쓰러지곤 했다. 모래주머니를 활용해 고정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양 팀 감독들 역시 경기 전 ‘바람’에 대한 우려를 했지만, 경기 시작 즈음해서는 바람이 잠잠해지는 듯 했다.
하지만 바람은 이날 경기의 승부처이자 분수령이던 6회, 갑자기 휘몰아치면서 승패마저 갈라놓게 했다.
NC가 3-2로 앞선 6회초, 1사 만루에서 강풍은 하늘뿐만 아니라 경기도 요동치게 했다. 앞선 상황에서 문규현의 땅볼 타구를 3루수 박석민이 더듬으면서 경기 분위기는 심상치 않게 흘렀다.
이어진 상황에서 손아섭이 좌익수 방면으로 워닝트랙까지 가는 큼지막한 뜬공 타구를 날렸다. 그런데 NC 좌익수 김종호의 자세가 어정쩡했다. 낙구 지점 포착이 쉽지 않다는 의미였다. 결국 김종호는 손아섭 타구를 잡기 위해 점프까지 했지만 결국 놓치고 말았다. 마산구장 외야 관중석 상단에 위치한 깃발은 저마자 제각각의 방향으로 심하게 펄럭이고 있었다. 손아섭은 2루까지 향했고 2루와 3루 주자는 홈을 밟았다. NC는 롯데에 3-4 역전을 허용했다.
NC로서는 최악의 불운이 겹쳤고, 롯데는 최상의 행운이 따랐다. 롯데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후 김문호의 희생플라이와 아두치의 적시타, 그리고 황재균의 2루타 등을 묶어 3점을 더 뽑아내면서 7-3으로 단숨에 전세를 역전시켰다.
이어진 6회말에도 바람은 심상치 않았다. 6회말 1사후 테임즈의 뜬공 타구를 중견수 아두치가 다소 어려운 자세로 잡았다. 역시 바람의 영향이었다.
그리고 2사후 박석민의 우중간 뜬공 타구를 중견수 아두치와 우익수 손아섭이 서로 미루면서 2루타를 내줬다. 두 선수 모두 낙구 지점 포착에 애를 먹으면서 타구를 미뤘던 것이 화를 불렀다.
이후 NC는 손시헌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추격 기회를 잡았지만 추가점을 뽑지는 못했다. 바람으로 역전 점수를 허용한 NC가 바람으로 다시 기회를 잡을 뻔했던 순간이었다.
결국 6회 바람의 영향으로 경기의 분위기는 완전히 뒤바뀌었고, 롯데가 이를 바탕으로 8-5로 승리를 챙겼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