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일 전지훈련' 확정적… 캠프 풍경 바뀐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4.18 05: 36

1월 15일에서 2월 1일로 캠프 출발일 일괄 조정
이사회에서 규약 개정시 2017시즌부터 변경 가능
이제 1월에 떠나는 스프링캠프는 보기 힘들지도 모른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최근 실행위원회에서 '2월 1일 스프링캠프 시작'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다음달에 있을 KBO 이사회에서 야구 규약 변경이 통과돼야 확정되는 사안이지만 이사회에서 큰 이의 제기가 없는 한 내년부터는 스프링캠프가 1월 15일에서 2월 1일 출발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KBO 리그는 12월부터 1월까지가 비활동기간이다. 선수단은 연봉을 10개월에 나눠 받는다. 그러나 KBO 야구 규약 144조 1항에 따르면 구단은 12월 1일부터 31일까지만 합동훈련을 할 수 없어 1월부터는 팀 훈련이 가능하다. 144조 5항에는 '구단은 매년 1월 15일부터 KBO 시범경기 개막일 전까지 전지훈련을 실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 규약에 대해 선수협 측에서 비활동기간을 지켜달라는 건의가 꾸준히 있어왔다. KBO 이사회가 10개 구단 사장단으로 구성되는 만큼 구단들도 이제 그 부분에 대해 동의하고 야구 규약을 바꾸기 위한 준비에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가장 바뀌는 것은 전지훈련 동선이다. 최근 몇 년간 국내 팀들은 NC, kt 등을 제외하고는 미국, 호주 등에서 1차 캠프를 치른 뒤 일본으로 옮겨 2차 캠프를 치러왔다. 1차 캠프 때 사용하는 메이저리그 구단 스프링캠프지를 2월 중순이면 비워줘야 하거니와 국내 팀, 일본 팀과의 연습경기를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제 구단들은 다른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 2월 1일에 미국으로 출국해 2주 훈련 후 2월 중순에 일본으로 옮겨간다면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이나 구단 캠프 비용 차원에서 소모가 크다. NC처럼 LA 근교로 옮겨 미국에서 전부 캠프를 치르고 오거나 한화처럼 아예 1차부터 일본에서 캠프를 소화하는 방법이 있다. 사이판이나 괌처럼 일본에서 멀지 않은 곳도 한 루트다.
선수들은 한국에서 훈련하는 시간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자율 훈련에 대한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 최근 국내 팀들의 훈련 풍경이 메이저리그처럼 기술 훈련 집중 방식인 것은 선수들에게 긍정적이다. 겨울 동안 자기 시간을 더 갖고 난 뒤 훈련에 돌입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이 부분이 성적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 부분에 대한 비판도 피할 수 없음을 감수해야 한다.
다만 연습경기, 혹은 시범경기에 앞서 몸을 좀 더 일찍 끌어올려야 하는 투수의 경우는 먼저 훈련을 떠나게 허용하자는 것이 추가적인 논의사항이다. 투수들은 사비를 들여 먼저 따뜻한 곳에서 훈련을 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투수들이 먼저 떠나는 것에는 모두 큰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국내 선수들의 훈련 환경으로 인해 구단이 일찍부터 선수들을 모아 훈련을 '시켜야' 한다는 의식이 컸다. 그러나 이제는 선수들에게 진정한 '프로'로서의 준비 의식이 더 요구되고 있다. 올해 10개 팀 주전(연봉 상위 27명)의 평균 연봉이 처음 2억 원(2억1620만 원)을 돌파한 것도 선수들의 훈련 풍경을 바꾸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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