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적인 목표는 선수 개개인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결과를 내는 것보다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감독에게 가장 필요한 건 승리라는 결과다. 결과를 내지 못하면 계약기간을 채우기도 전에 팀과 작별할 수도 있는 것이 프로의 세계다. 결과를 위해 구단은 감독을 고용하고, 감독은 승리를 따내느냐에 따라 능력을 평가받는다.
그런데 광주 FC 남기일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결과를 위해 선수들을 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뛰면서 발전하고 자연스럽게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궁극적인 목표는 선수 개개인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결과를 내는 것보다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기일 감독의 그런 생각은 광주의 사정 때문이다. 시민구단 광주는 뛰어난 선수를 대거 영입해서 전력을 끌어 올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어린 선수들을 키워서 전력을 키우는 것이 광주가 나아가야 할 길이다.
남 감독은 "우리는 좋은 선수를 영입해서 성적을 내는 것이 힘들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 감독으로 와도 팀이 잘할 수 있도록 미래 지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어린 선수를 키워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선수 개개인의 발전이 내게는 우선인 것이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6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 원정경기에 나선 선수들의 명단을 보면 남기일 감독이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확실히 알 수 있다. 11명의 선발 명단 중 23세 이하 선수만 4명이다. 18명의 출전 선수 명단 중에서는 9명이다. 어린 선수가 너무 많다.
어린 선수들은 남기일 감독이 준 기회를 허투루 사용하지 않았다. 남기일 감독에게 보답하기 위해 한 발을 더 뛰었다. 전반 17분 동점골을 넣은 홍준호, 후반 38분 결승골을 넣은 조주영, 후반 49분 스테보의 페널티킥을 막은 골키퍼 윤보상 모두 신인이다. 특히 조주영과 윤보상은 데뷔전이었다.
결국 광주는 신인들의 활약 속에 짜릿한 2-1 역전승을 차지했다. 최근 3연패에서 탈출한 광주는 2승 1무 3패(승점 7)가 돼 7위로 올라섰다. 남 감독은 "신인들은 광주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여러 신인들도 팀에 도움이 되고 있다. 신인들이 잘해주면 앞으로 더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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