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현장톡] ‘퍼지’ 로드리게스의 포수 1원칙, 대화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4.18 13: 00

1999 AL MVP, GG 13회 수상 최고 포수
현재 TEX 단장 보좌역 겸 방송 해설위원
 이반 로드리게스를 제대로 설명하려면 자질구레한 수식어를 붙이기보다는 기록과 수상 내역을 열거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빅리그 통산 타율 2할9푼6리, 2844안타 311홈런을 기록한 그는 1999년 아메리칸리그 MVP에 올랐고, 아메리칸리그 포수 부문 골드글러브 13회(10회 연속 포함), 실버슬러거 7회, 올스타 선정 14회에 빛나는 스타였다.

타격만 좋았던 것은 아니다. 골드글러브 숫자에서 알 수 있듯 로드리게스는 공수를 겸비한 포수였다. 통산 도루 저지율이 46%에 달할 정도로 주자들에게 위협적인 포수였다. 그리고 출루하면 상대 포수를 흔들 줄도 아는 선수였다. 통산 도루가 127개고, 1999년에는 35홈런-25도루로 메이저리그 최초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포수가 됐다.
그는 ‘퍼지(땅꼬마)’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하다. 프로필에는 키가 5피트 9인치(약 175cm)로 되어 있는데, 투수들과 함께 서면 한참이나 작았다. 특히 올스타전에서 랜디 존슨 같은 투수와 함께 있을 때면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게다가 비교적 작은 키에 체구는 단단해서 상대적으로 더 작아 보이는 효과까지 있었다.
레인저스가 낳은 전설적인 선수 중 하나였던 그는 지금은 팀의 단장 특별 보좌역으로 일하고 있다. 지난 1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만난 로드리게스는 “은퇴하고도 여전히 경기장에 나올 수 있어서 좋다. 내 일은 더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 단장에게 조언을 건네는 것이다”라며 간단히 자신을 소개했다.
로드리게스는 현장과 관련된 밀접한 일 두 가지를 동시에 하고 있다. 그는 “포수들, 그리고 다른 선수들과 함께 필드에 있는 것도 좋지만, 지금 하는 일(단장 특별 보좌역)도 괜찮다. 또한 폭스 방송국에서 애널리스트로 프리게임, 포스트게임 쇼 등에도 출연하고 있다”는 말로 자신의 ‘투잡’ 생활에 대해 언급했다.
다방면에서 뛰어났던 그에게 좋은 포수의 첫 번째 조건을 물었다. 그러자 잠시 생각에 빠진 그는 이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준비일 것이다. 자세히 말해 게임 플랜을 짜는 거다. 그리고 투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선발투수는 물론 불펜투수들과도 자주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 플랜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투수들에게 오늘 상대 타자들과 어떻게 승부해야 할지 리포트를 하는 것이다”라고 말을 이어간 그에게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가장 필요한 한 가지인지 되묻자 “그렇다.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대화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최근 포수들의 고급 기술 중 가장 관심을 끄는 프레이밍(볼이 스트라이크로 보이게 공을 잡는 것)에 대해서도 그는 기술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면을 강조했다. “프레이밍은 야구를 더 이해할 수 있게 한다”는 로드리게스는 “첫 번째로 기억해야 할 것은 편하게 마음을 먹고 공이 나에게 오도록 만드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짧지만 긴 생각의 여지를 남기는 말이었다. 일반적으로 ‘포수의 손(미트질)으로 만들어내는 기술’로 알려진 프레이밍에 대해 현장의 지도자들은 많은 의견들을 내놓는다. 하지만 로드리게스는 먼저 편안한 마음으로 공을 기다리면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최고의 포수에게 현역 최고의 포수가 누구인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야디에르 몰리나가 최고고, 살바도르 페레스, 그리고 다른 포지션(1루수)으로 뛰기도 하지만 버스터 포지도 좋다”며 3명을 꼽았다. 셋 중 몰리나를 최고로 평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열심히 하고, 진지하다. 그리고 투수를 편하게 해준다”고 전했다. 로드리게스가 생각하는 좋은 포수의 상이 여기서 다시 한 번 드러났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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