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고원준 부상 공백, 선발진 위기
젊은 투수들에 기회 부여하며 미래준비
멀리 내다보고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한 차례 위기를 극복하니 찾아온 여유랄까.

조원우 롯데 감독은 지난 주 가장 힘든 한 주를 보낼 뻔 했다. 투수진에 위기가 집중됐다. 지난 주 첫 경기였던 12일 잠실 LG전에서 난타전 끝에 8명의 투수를 소모하며 패했다. 이후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난조를 이어갔고 설상가상, 송승준마저 왼쪽 햄스트링 근막이 약간 찢어지면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연패와 위기의 수렁으로 빠질 수 있었다. 하지만 롯데는 이 위기들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며 2승3패로 선방했다. 시즌 성적 역시 7승7패로 5할 승부를 계속해서 이어갔다. 성공적인 위기 극복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위기를 극복하니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일단 선발진에 두 명이나 공백이 생겼다. 조원우 감독 입장에서는 난감하다. 주축 투수들 없이 선발진을 한 달 가량은 꾸려가야 한다. 그러나 일단 급하게 현 상황을 타개하지 않고, 멀리 내다볼 예정이다.
조원우 감독은 17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가진 자리에서 “누가 없으면 또 다른 선수들이 어떻게든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조금씩 어린 선수들에 기회를 줄 생각이다”고 했다. 현재 1군과 2군에서 성장하고 있는 20대 초중반의 투수들에게 빈 자리를 메우게 할 복안이다.
물론 젊은 투수들이기에 결과가 당장 만족스럽지는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조 감독은 “처음부터 손아섭(주축 선수들을 지칭)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냐”면서 “어린 선수들은 아직 자기 색깔이라든지 보직을 잘 모른다. 활용하면서 지켜볼 생각이다”고 말하며 젊은 투수들에 기회를 주는 방안에 힘을 실었다.
일단 선발진 한 자리의 경우는 이성민(26)이 맡을 예정이다. 이성민은 그동안 롱릴리프로 활약했지만 지난 17일 마산 NC전 대체 선발로 등장해 5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선방, 672일 만의 선발승을 따냈다. 한 차례 더 선발 기회가 돌아갈 전망.
아울러 현재 1군에 있는 좌완 김유영(22))과 차재용(20), 우완 박진형(22) 등도 조금씩 기회를 부여 받을 예정. 조 감독은 김유영의 경우 “(강)영식이의 역할을 대체해줘야 한다”고 말하며 기대와 역할을 부여했다. 아울러 박진형에 대해선 “선발로도 생각이 있다. 통할 수 있는 구위를 갖고 있다”며 호평했다. 지난 17일 KIA와의 퓨처스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강풍과 그라운드 사정으로 인해 실전 복귀 등판이 취소된 고원준이 1군에 제때 복귀를 하지 못할 경우 박진형이 그 자리를 메울 수도 있다.
조원우 감독의 롯데는 투수진의 위기 속에서도 멀리 내다보는 여유를 갖고 시즌을 치르고 있다. 성적에 급급해 투수진을 돌려쓰지 않으면서 장기 레이스를 대비하고, 팀의 미래도 함께 생각하는 야구를 구현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