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우, 멈추지 않는 타격진화...좌투수 상대로 첫 장타
수비 훈련도 꾸준히...1루수 정착이 최고 시나리오
지난해에는 예고편이었던 것인가.

LG 트윈스 좌타자 서상우(27)가 올 시즌에도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기록부터 엄청나다. 지난 17일 대전 한화전까지 10경기에 출장해 타율 4할7푼6리 OPS 1.359를 찍었다. 선발 출장한 최근 3경기에서 모두 멀티히트를 작렬,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완벽하게 살렸다.
하이라이트는 17일 경기 4회초였다. 서상우가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서자 한화는 투수를 교체, 송은범을 내리고 좌완 권혁을 올렸다. 그러자 서상우는 권혁의 초구에 적시 2루타를 폭발, LG의 3-0 리드를 만들었다. 그러면서 서상우는 이 2루타를 통해 좌투수 상대 통산 첫 번째 장타를 기록했다. 스프링캠프부터 좌투수 공략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어쩌면 예정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양상문 감독을 비롯한 LG 코칭스태프는 이전부터 서상우의 타격에 강한 믿음을 보여 왔다. 양 감독은 2016시즌 개막에 앞서 “지난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통해 상우의 타격이 더 좋아졌다. 정말 타격만 놓고 보면 리그를 호령할 재능이다. 향후 우리 팀에서 (박)용택이의 뒤를 잇는 좌타자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고 극찬했다.
문제는 수비다. 늘 수비가 서상우의 발목을 잡고 있다. 포수-외야수-1루수를 거쳤지만 아직 확실한 자기 포지션이 없다. 양 감독은 “우리 팀 사정을 봤을 때 상우가 1루수로 자리해주면 정말 좋다. 상우가 1루를 보면 앞으로 5년 동안 야수진의 그림이 확실하게 나온다”면서도 “그런데 1루수 정착이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송구에 애를 먹고 있다. 본인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아서 억지로 수비를 시키지는 않으려 한다. 수비에 너무 집중하기 보다는 장점인 타격을 더 살려보기로 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하지만 포기는 없다. 서상우와 LG 코칭스태프 모두 조급해하지 않으면서 답을 찾으려 한다. 현재 서상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에 앞서 박종호 수비코치와 1루 수비 연습에 땀을 쏟는다. 지난 15일 대전 한화전에선 경기 막바지 1루수로 출장하기도 했다. 양 감독은 지난 16일 “어제처럼 기회가 될 때마다 상우에게 수비를 시키려 한다. 그래도 계속 연습하면서 좋아지고 있다”며 “실제로 외야수비는 많이 좋아졌다. 1루 수비도 1, 2년 후에는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올 시즌 LG는 서상우를 비롯, 정주현 이천웅 채은성과 같은 젊은 타자들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개막전 이천웅의 투런포를 시작으로, 매 경기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통해 승리를 쌓는 중이다. 리빌딩에 들어간 만큼, 시즌 전 LG를 하위권으로 전망한 전문가들이 많았으나, 이대로라면 대반전도 불가능은 아니다.
덧붙여 서상우가 1루수로 정착한다면, LG는 야수진 리빌딩에 방점을 찍는다. 좌타자로서 박용택의 뒤를 잇고, 1루수로서 정성훈의 자리를 물려받는 그림이 완성된다. 서상우는 스프링캠프 기간 “올 시즌 1군 무대에서 호수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호수비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싶다”고 다짐한 바 있다. 무한도전에 임한 서상우가 완생을 이룰지 주목된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