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1년 만에 친정집으로 돌아온 두산 정재훈(36)이 불펜에서 존재감을 빛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 두산은 롯데의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진 베테랑 정재훈을 영입했다. 2014시즌 후 FA 장원준을 영입하면서 보상 선수로 롯데로 떠났던 정재훈은 1년 만에 다시 두산으로 돌아왔다.
롯데에서 뛴 1년 동안 10경기 6⅓이닝만 던지고 평균자책점 7.11로 부진했다. 만회 기회를 잡지 못하고 2군에 오래 머물렀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정재훈을 보상 선수로 데려갔지만, 팀과 궁합이 안 맞은 것이다.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온 베테랑 정재훈의 확 달라졌다. 정재훈은 18일까지 8경기에 출장해 12이닝을 던지며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0.75로 맹활약 중이다.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다. 안정된 제구력에 풍부한 경험이 더해져 시즌 초반 위력투를 던지고 있다.
정재훈은 좌타자 때 주로 던지던 커터를 우타자 상대로도 활용하고 있다. 그는 "예전에는 우타자를 상대하기가 조금 버겁고 좌타자가 편했다. 요즘 좌타자에게 던지던 몸쪽 커터를 우타자에게도 던지는데 괜찮다"라고 말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불펜에서 필승조로 정재훈 카드를 꺼낸다. 정재훈은 팀에서 가장 많은 출장경기를 기록 중이다. 그만큼 현재 선두를 달리는 팀에 기여도가 높다. 김태형 감독은 "불펜에서 정재훈의 역할이 크다"고 선두 질주 비결과 불펜의 안정 요인으로 정재훈을 꼽기도 했다.
더불어 성적 뿐만 아니라 팀의 고참으로서 후배들, 젊은 투수들을 이끄는 효과도 있다. 두산 구단이 정재훈을 다시 데려온 이유로 '젊은 투수들의 중심을 잡아주는 고참 역할'을 기대하는 측면도 있다. 실력과 리더, 모두 흡족하다.
12년을 홈팀으로 뛴 잠실구장으로 돌아온 정재훈은 "마음이 너무 편하다. 경기에 뛸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가 없었더라면, 정재훈의 현재는, 두산 불펜의 지금 모습은 어땠을까.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