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끝은 무디고, 방패는 허술하다. 포항 스틸러스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포항은 19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광저우 헝다(중국)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H조 조별리그 5차전 홈경기서 0-2로 졌다.
포항은 이날 패배로 승점 4(1승 1무 3패)에 머무르며 광저우(1승 2무 2패, 승점 5)에 3위 자리를 내주고 꼴찌로 떨어졌다. 20일 우라와 레즈(승점 7, 일본)가 시드니FC(승점 9, 호주)와 비기기만 하더라도 포항의 탈락은 확정된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드니가 우라와를 잡는다면 실낱 같은 희망을 걸어볼 수 있다. 조별리그 최종전서 광저우가 시드니를 이기지 못하고, 포항이 우라와를 제압한다면 승자승 원칙에 따라 극적으로 우라와를 따돌리고 조 2위로 16강에 오르게 된다.
포항은 K리그와 ACL서 6경기(2무 4패) 연속 무승 수렁에 빠졌다. 공수 양면 모두 문제다. 6경기서 단 2골에 그치며 8실점했다. 상주 상무전에 이어 2경기 연속 2실점했다. 6경기 연속 골을 내줬다.
이유는 있었다. 중원의 핵심 미드필더 손준호가 전북전서 오른 십자인대 부상을 입어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설상가상 베테랑 골키퍼 신화용도 경미한 발목 부상으로 2경기 연속 결장했다.
손준호가 없다 보니 그의 파트너인 '캡틴' 황지수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한국 나이로 36세인 그에게 더없이 버거운 임무가 주어졌다. 전반 손준호의 역할을 대신해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후반 들어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최진철 감독도 김동현과 박준희의 경험이 부족해 황지수를 빨리 뺄 수도 없었다. 후반 25분 교체 아웃됐지만 이미 0-2로 끌려가고 있을 때였다.
뒷문을 든든하게 지키던 '수호신' 신화용의 공백도 아쉽다. 신들린 선방쇼뿐만 아니라 최후방에서 노련하게 수비 라인을 조율했던 그다. 김진영이 그 몫을 해내기에는 경험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래저래 최진철 포항 감독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