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창, 한화에서 그의 몫은 어디까지일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4.20 05: 59

역투를 펼친 한화 이글스 심수창(35)의 선발승은 일단 무산됐다. 그러나 투수진의 원활한 톱니바퀴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그저 선발진의 한 명이었던 선수가 될지는 앞으로가 중요하다.
심수창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그가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만 해도 점수는 2-1, 이후 8회말이 시작되기 전까지 3-1이었다. 심수창은 지난 2011년 8월 27일 목동 롯데전(6⅔이닝 2실점) 이후 1697일 만의 선발승이 눈앞이었다.
그러나 심수창은 약 5년을 기다려 온 선발승을 해내지 못했다. 불펜진의 난조와 수비진의 실수가 더해지면서 심수창은 다시 한 번 불운한 남자의 오명을 벗지 못했다.

분명 심수창의 투구에 희망은 있었다. 심수창 전까지 한화 선발진은 폐허와도 같았다. 퀄리티 스타트 단 1회, 그리고 퀵후크는 7회로 최다에 머물며 선발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선발승 역시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알렉스 마에스트리만 제 몫을 했다. 그리고 불펜진이 연일 마운드에 오르면서 가용 자원 역시 고갈되어 갔다.
그러나 이날 심수창은 올시즌 한화 선발 투수들 가운데 가장 화끈한 투구를 펼치면서 팀의 마운드를 지탱했다. 특유의 사이드암 변칙 투구는 더욱 날카롭게 롯데 타자들을 겨눴다. 그리고 주무기인 포크볼도 타자들 앞에서 예리하게 떨어졌다. 롯데 타자들은 심수창의 공에 제대로 손도 대지 못했다.
이날 심수창은 82개의 공을 쉼 없이, 그리고 완벽하게 던졌다. 26개를 던진 빠른공 최고 구속은 142km까지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사이드암 변칙 투구와 오버핸드 스로에서 뿜어낸 41개의 포크볼로 6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이 덕에 5회까지 볼넷 3개만 내준 채 노히트 행진을 펼쳤다. 6회말 선두타자 정훈에 우중간 2루타를 헌납하며 위기를 맞이했다. 이후 손아섭에 볼넷을 허용하면서 1사 1,3루에 몰렸고 김문호에 좌전 적시타를 내줬고 마운드에서 강판됐다. 심수창의 표정엔 아쉬움이 역력했지만 결국 6회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후 불펜진의 난조는 심수창의 선발승을 날아가게 했다.
일단 심수창의 이날 투구는 한화 선발진에 희망이라는 빛줄기를 비췄다. 그동안 이날 포함해 14경기를 치른 시점까지 7명의 선발 투수를 쓴 한화는 처음으로 믿음직한 선발 자원감을 발견했다. 2승12패에 빠진 팀 상황이지만 선발진 구축에 실패한 한화로서는 뒤늦게나마 선발진의 축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가 나온 것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야구는 심수창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부분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원활하게 한 시즌을 운영할 수 있다. 심수창도 톱니바퀴의 한 부분일 뿐이다. 누군가가 윤활유를 적절하게 부어줘야만 결과물을 낼 수 있다. 과연 심수창이 한화 선발진의 희망으로 자리잡을지, 아니면 그저 지나가는 한 명의 한화 투수로 남을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 심수창의 몫은 어디까지일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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