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만 갖다 대면 골이다. 다카하기(29, FC서울)의 ‘택배크로스’가 빛을 발하고 있다.
최용수 감독이 지휘하는 FC서울은 20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16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F조 예선 5차전에서 태국의 부리람 유나이티드를 2-1로 이겼다. FC서울(4승 1무, 승점 13점)은 남은 히로시마 산프레체와의 원정경기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서울은 아드리아노, 데얀의 막강투톱을 출격시켰다. 아드리아노는 첫 4경기서 무려 9골을 폭발시켜 일찌감치 득점왕을 예약해놓은 상태다. 여기에 데얀까지 가세해 맹위를 떨치고 있다. 데얀이 수비진을 휘저으면 빈 공간을 파고든 아드리아노가 마무리하는 패턴은 서울의 필승공식으로 굳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공격진이 좋아도 공을 제 때 배급해주는 2선의 지원이 없다면 화력은 급감될 수밖에 없다. 서울이 폭발적인 공격력을 자랑하는 비결에는 다카하기의 맹활약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부리람전 전반 23분 데얀의 선제 헤딩골은 다카하기가 만들어준 작품이었다. 우측면을 파고든 다카하기가 올려준 날카로운 크로스는 여지없이 데얀이 머리에 정확하게 닿았다.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완벽한 마무리였다.
다카하기의 ‘골 배달’은 그치지 않았다. 전반 42분 프리킥 상황에서 다시 한 번 키커 다카하기가 나섰다. 다카하기가 올린 공을 박용우가 추가골로 연결했다. 다카하기는 두 번의 골 배달을 완료했다. 서울이 ACL 100호 득점을 해낸 의미 있는 골이었다.
최용수 감독은 올 시즌 신진호의 갑작스런 상무 입대로 고민이 많았다. 우려와 달리 다카하기는 미드필드에서 정확한 패스로 화력지원을 든든하게 해주고 있다. 경기 후 최용수 감독은 다카하기가 버틴 중원에 대해 “악조건 속에서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위기를 헤쳐 나가며 기복이 없어야 한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실전을 치르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높은 점수를 줬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