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5km 감소' 마에스트리에게 무슨 일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4.21 05: 58

첫 등판보다 평균 구속 5km 감소
3연속 4일 휴식 선발등판 녹다운
150km 강속구가 사라졌다. 가뜩이나 제구 안 좋은 투수가 버텨낼 힘이 없었다. 한화 외국인 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31) 이야기다. 

마에스트리는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3⅓이닝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6실점(4자책)으로 무너져 시즌 2패째를 당했다. 시즌 4경기 중에서 볼넷 허용은 가장 적었지만 최다 안타를 맞았다. 수준급 커브와 포크볼을 던졌지만 속구 힘이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한계가 있었다. 
이날 마에스트리의 평균 구속은 138.9km로 140km도 되지 않았다. 최고 구속은 145km까지 나왔지만 대부분 공이 140km 안팎에 그쳤다. 안타 8개 중 4개가 속구 계열. 속구로는 승부가 어렵게 되자 커브와 포크볼을 집중적으로 던졌지만 이닝을 거듭할수록 롯데 타자들의 눈에 익어갔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의문은 과연 마에스트리가 처음부터 이렇게 속구가 형편없는 투수였느냐는 점이다. 마에스트리는 지난달 17일 SK와 시범경기를 통해 KBO리그에 첫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그의 최고 구속은 150km. 볼끝이 너무 깨끗하단 평가는 있었지만 공이 느린 투수는 아니었다. 
정규시즌 첫 등판이었던 5일 대전 넥센전에는 최고 148km, 평균 143.4km 속구를 던졌다. 첫 승을 거둔 10일 마산 NC전에도 최고 147km, 평균 142.3km의 속구를 찍었다. 그러나 15일 대전 LG전에서 최고 145km, 평균 141.8km로 구속이 하락세를 보이더니 20일 롯데전은 138.9km까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시즌 첫 등판과 비교하면 약 4.5km로 거의 5km 감소. 
이처럼 마에스트리의 구속이 감소한 건 4일 휴식 선발등판 후유증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마에스트리는 시즌 첫 등판 이후 3연속 4일 휴식 선발로 나섰다. 올 시즌 KBO리그 전체를 통틀어 유일하다. 더군다나 마에스트리는 지난 2년간 일본에서 거의 구원투수로 뛰었고, 선발로 던진 3~4년 전에도 체력이 좋은 투수는 아니었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가 리그에서 가장 많은 11번의 4일 휴식 선발등판을 가졌다. 이 11경기에서 탈보트는 2승6패 평균자책점 6.85로 부진했다. 특히 시즌 첫 등판 이후 3연속 4일 휴식 선발로 나선 기간에 1승1패 평균자책점 8.10으로 무너졌다. 3연속 4일 휴식 등판이었던 지난해 4월12일 사직 롯데전에서 ⅔이닝 6실점으로 강판됐는데 앞선 3경기보다 속구 평균 구속이 143.6km에서 141.6km로 떨어졌다. 심지어 에스밀 로저스도 4일 휴식 선발 6경기에는 3승2패를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은 4.43으로 시즌(2.97) 기록보다 안 좋았다. 
물론 미국 메이저리그는 4일 휴식 선발이 보편화돼 있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댈러스 카이클(휴스턴) 같은 투수는 5연속 4일 휴식 1번에 3연속 4일 휴식이 3번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기본 10~15연전, 최대 20연전 스케줄이 있는 메이저리그의 특성상 불가피한 것이다. 오히려 LA 다저스 류현진은 2013~2014년 2년간 3연속 4일 휴식 선발은 1번밖에 없을 정도로 관리를 받았다. 
반면 KBO리그는 메이저리그와 달리 6연전이 기본 일정으로 월요일 휴식일이 보장돼 있다. 우천 연기도 잦다. 3연속 4일 휴식 선발을 가동할 만한 환경이 아니다. 특히 20일 롯데전에서 한화는 로테이션 순서상 6일 휴식을 취한 김민우가 선발로 나설 차례였다. 6연패 탈출을 위해 마에스트리 카드를 당겨 썼지만 결과적으로 더 깊은 수렁을 자초했다. 참고로 한화는 지난해 4일 이하 휴식 선발이 무려 42차례로 리그 최다였고, 올해도 벌써 9차례로 독보적인 1위다. /waw@osen.co.kr
[사진] 부산=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