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부진과 몸살 딛고 최근 5경기 3할6푼4리 맹타
구단 첫 20홈런-20도루 기록 잊고 팀 우승에 도전
롯데 자이언츠 짐 아두치(31)에게 지난해는 잊지 못할 첫 한국에서의 시즌이었다.

지난해 132경기 출장해 타율 3할1푼4리(526타수 165안타) 28홈런 106타점 105득점 24도루 OPS 9할4푼1리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KBO리그에 첫 발을 내딛었다. 시즌 초중반에는 1번과 3번 타순에서, 올스타 휴식기 이후에는 4번 타자의 해결사 역할을 하면서 효자 외국인 선수의 전형을 보여줬다.
당연히 롯데는 재계약을 추진했다. 아두치도 이에 화답해 그의 외국인 선수 동료들인 조쉬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와 함께 롯데에 남기로 결정했다. 아두치는 전년도 연봉보다 20% 인상된 총액 78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다.
이제 아두치의 성적표와 구단의 기대치는 계산이 서는 상황에서 올시즌을 맞이했다. 중심 타자로서 역할도 명확해졌다.
그러나 아두치는 올 시즌 개막 이후 타격 페이스가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지난해 시즌 초반 보여줬던 큰 스윙이 나왔고, 타이밍도 잘 맞지 않았다. 첫 6경기에서 8개의 삼진을 당했다. 여기에 지난 8일 사직 삼성전부터 13일 잠실 LG전까지 심한 기침 감기와 몸살로 5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치가 있는 선수는 기다리다 보면 언젠간 자신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기 마련. 아두치는 회복한 이후 타격감을 서서히 찾아가고 있다. 지난 14일 잠실 LG전부터 선발 라인업에서 복귀했고 5경기에서 타율 3할6푼4리(22타수 8안타) 1홈런 6타점 4도루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 17일에는 올시즌 마수걸이 홈런포도 터졌고 20일 경기에선 3개의 도루를 몰아서 훔치기도 했다. 제궤도에 올라선 모습이다.
아두치는 그동안 타격감이 주춤했던 것에 대해서 “이제 시즌이 시작이다. 결국 야구라는 것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알 수 없는 것인 것 같다. 그래서 좋은 공을 치고, 나쁜 공은 골라내고, 내가 할 수 있는 노력만 했다”며 시즌 초반 부진을 되돌아봤다.
여기에 언제나 ‘배움의 자세’로 경건하게 마음을 다잡는 것도 중요했다. “야구는 언제나 배워가는 것 같다”고 말하는 아두치는 “작년에 된 것이 올해는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부분들을 조금씩 맞춰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미 지난해 자신의 활약상에 대해선 상대들도 알고 있다. 당연히 지난해와는 달리 시즌 초반부터 아두치와의 승부에 신중해졌고 견제도 심해졌다. 그 역시 이를 인지했다. 그는 “확실히 견제하는 빈도는 커졌다”면서도 “투수 입장에서는 나를 막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고 공이 달라지니, 그 부분에 적응을 해야 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스스로 무너지지 않겠다는 의지다.
한편, 아두치는 지난해 롯데 구단 사상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아두치 개인에게도 처음이었다. 그는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성적을 되돌아봤는데 스스로에게 정말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의 화려한 성적표, 그리고 생애 첫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도 이제 모두 잊었다. 그는 “이미 다 지난 이야기다. 20홈런-20도루에 대한 기억은 잊었다. 개인 기록보다는 팀이 이기는 것, 그리고 우승을 하는 것이 나에겐 언제나 첫 번째 목적이다”고 말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팀 퍼스트’라는 단어가 먼저였다.
성숙하면서도 효자의 역할을 하는 아두치와 함께 롯데는 올 시즌 다시 비상하는 일만 남았다. /jhrae@osen.co.kr
[사진] 부산=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