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포수 차일목의 희생타 3개가 팀의 연패 탈출에 보이지 않는 원동력이었다. 그리고 연패 탈출을 확인하는 쐐기타 역시 책임졌다.
한화는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3차전 경기에서 9-5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화는 천신만고 끝에 7연패를 탈출하며 시즌 3승(12패)째를 달성했다.
이날 한화의 초반 분위기는 여전히 암울했다. 선발 김민우가 1회말 아웃카운트 단 1개도 잡지 못하고 5실점을 했다. 그리고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한다”면서 선발로 내보낸 포수 허도환 역시 김민우와 함께 교체됐다. 이후 한화의 포수 마스크는 차일목이 썼다.

차일목은 위기 탈출을 위해 급히 투입됐다. 그러나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이날 팀이 필요한 순간에서 희생번트와 희생플라이 포함한 희생타 3개를 기록했다. 그리고 쐐기타까지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2타수 2안타 3타점 희생타 3개의 활약.
그리고 쐐기 적시타까지 뽑아내며 만점 활약을 펼쳤다. 1-5로 뒤진 2회초 무사 1루에서 차일목은 침착하게 투수 앞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며 작전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이후 하주석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용규의 2루타로 1점을 뽑아내며 추격의 시작을 알렸다.
2-5로 뒤진 4회초에 보여준 희생은 더욱 값졌고, 극적이었다. 차일목은 무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이번에도 번트 모션을 취했다. 초구, 2구를 걸러낸 차일목은 3구 번트를 댔지만 파울라인을 벗어났다. 이후 4구는 슬래시로 전환했지만 다시 파울. 2볼 2스트라이크에 몰렸다.
번트 대기가 쉽지 않은 상황. 하지만 차일목은 쓰리번트까지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차일목은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 차분하게 1루쪽으로 번트를 대면서 주자들을 진루시켰다. 결국 한화는 1사 1,2루에서 하주석의 2타점 적시타가 나오며 4-5,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렇게 차일목의 희생으로 조금씩 따라붙은 한화는 5회초, 대타 이성열의 2타점 적시타로 기어코 6-5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어진 1사 1,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차일목은 중견수 방면 깊숙한 뜬공 타구를 보내며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번에는 희생플라이로 희생을 실천했다. 이날 경기의 3번째 희생타였다.
그리고 경기의 클라이막스도 본인이 책임졌다. 9회말 2사 만루에서 정대현을 상대로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차일목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했다. 돋보이거나 빛나지는 않았지만 희생의 가치가 돋보이는 플레이로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jhrae@osen.co.kr
[사진] 부산=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