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승의 롯데는 안일했고 7연패의 한화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집중력의 차이가 운명을 바꿔 놓았다.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3차전 경기는 한화의 9-5 승리로 끝났다.
7연패를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한화와 시리즈 스윕과 시즌 첫 4연승을 노리는 롯데의 초반 분위기는 확연하게 달랐다.

한화가 1회 선취점을 뽑았지만 이어진 2사 만루 기회를 놓치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결국 롯데가 1회에 대거 5점을 뽑아내며 전세를 뒤집었다. 한화가 점수를 허용하는 과정도 좋지 않았다. 무사 2루에서 김문호의 투수 앞 땅볼 타구를 투수 김민우가 1루 악송구를 범하면서 위기를 증폭시켰다. 결국 한화 선발 김민우는 아웃카운트 단 1개도 잡지 못하고 5실점했다.
그러나 한화는 악몽의 1회말을 겪고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대로 진다면 8연패. 정말 암흑의 터널로 들어설 수 있었다. 포기하지 않고 롯데를 따라붙었다.
2회부터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2회초 1사 3루에서 이용규의 2루타로 1점을 만회했고 4회초 로사리오의 안타와 신성현의 볼넷, 차일목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3루에서 하주석의 2타점 적시타로 4-5까지 추격했다. 특히 4회초 차일목의 희생번트는 쓰리번트까지 감행하며 만든 귀중한 희생타였다.
그리고 5회, 김태균의 안타와 김경언의 2루타로 만든 무사 2,3루에서 대타 이성열이 우중간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결국 6-5,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한화는 신성현의 안타로 만든 1사 1,3루에서 차일목의 희생플라이로 7-5까지 달아나면서 승리에 대한 의지를 활활 타오르게 했다.

전날(20일) 10-4 대승으로 시즌 첫 3연승을 만든 롯데는 초반 분위기를 이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1회 5득점 이후 집중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타선은 2회말 김문호의 안타와 2루 도루로 무사 2루 추가점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아두치-최준석-황재균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이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희생타 하나 때려내지 못하고 무득점으로 이닝을 마무리 했다.
분위기는 묘하게 흘렀다. 선발 박세웅도 이날 제구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 빠른공은 흩날리면서 높게 들어갔다. 3회를 제외하곤 매 이닝 쉽게 가질 못했다. 4회까지 92개의 공을 던졌다. 한계가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5-4의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벤치의 움직임은 기민하지 못했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박세웅은 결국 5회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무사 2,3루에서 강판됐다. 뒤이어 오른 김성배는 부담백배의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결국 대타 이성열에 2타점 역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불펜 투수의 투입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복안이었고 박세웅의 선발 3연승을 챙겨주기 위한 의도도 엿보였다. 그러나 한 박자 늦은 투수교체는 역전이라는 화를 불렀다. 안일했던 대응은 화를 불렀다.
롯데는 2회의 기회를 무산시킨 이후에도 개점휴업 상태였다. 산발적으로만 안타가 터졌다. 6회에는 강민호가 병살타로 이닝을 무산시켰다. 결국 1회 5점 이후 아무런 기회를 잡지 못하고 그래도 경기를 내줬다. 반면, 한화는 기회를 잡을 때마다 놓치지 않은 타선과 집중력 있는 수비로 승리를 쟁취했다. /jhrae@osen.co.kr
[사진] 부산=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